![HD현대중공업이 지난해 12월 기본설계를 완료한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의 조감도 [제공=HD현대중공업]](https://cdn.ebn.co.kr/news/photo/202411/1644011_655530_2919.jpg)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이 4개월 가까이 지체된 가운데 연내 사업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방위사업청이 사업방식 결정을 주춤하는 사이 KDDX 전력화 시점이 지연돼 국방공백의 우려가 컸던 바, 신속한 사업추진이 요구된다.
최근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서로를 상대로 낸 고소·고발을 취하하면서 양사간 갈등이 한층 누그러진 모습이다. 다만 8조원이 걸린 KDDX사업에서 양측 모두 물러설 수 없는 상황. 입찰단계까지 치열한 경쟁은 지속될 전망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방위사업청은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업체 선정을 연내 진행한다는 목표다.
방사청의 사업추진방식 결정에 앞서 산업통상자원부가 현재 두 회사를 상대로 방산업체 지정 신청을 받아 절차를 진행 중이다. 장비·인력 현황 등 생산능력을 판단할 자료를 업체들로부터 제출받았고, 현장 실사는 아직인 것으로 알려졌다.
KDDX 사업은 2030년까지 6000톤급 국산 이지스함 6척을 발주하는 사업이다. 총 사업비는 7조8000억원 가량 투입되며 개념설계는 한화오션이, 기본설계는 HD현대중공업이 수행했다. 남은 절차는 상세설계와 건조다.
방사청은 당초 올해 7월 건조 사업자 선정을 예정하고 있었으나 입찰 방식을 두고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의 다툼이 커지며 관련 일정을 확정하지 못했다. 이후 양사간 법정공방과 경찰수사가 시작되면서 사업 진행은 차일피일 미뤄졌다.
그간 상세설계는 기본설계를 담당한 업체가 맡아왔다. 관행대로라면 HD현대중공업이 수의계약 형태로 맡을 가능성이 높지만 한화오션은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의 보안 사고를 들어 경쟁입찰이 이뤄져야한다고 주장한다.
앞서 HD현대중공업 직원 9명은 2014년 전 대우조선해양의 KDDX 개념 설계도를 빼돌린 혐의로 유죄 확정된 바 있다. 반면 HD현대중공업은 적법 절차를 거쳐 기본설계 업체로 선정된만큼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 등도 이어 맡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양사가 한치 물러섬 없이 맞붙으며 대립해온 가운데 최근 장외전은 소강상태를 맞았다. 지난 22일 한화오션은 HD현대중공업을 상대로 한 경찰 고발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회사측은 "상호 보완과 협력의 디딤돌을 마련하는 것이 현 시점에서 국익을 위한 일"이라고 고발 취소 배경을 설명했다.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제공=HD현대]](https://cdn.ebn.co.kr/news/photo/202411/1644011_655540_463.jpg)
HD현대중공업도 25일 한화오션 관계자들에 대한 명예훼손 등의 고소를 취하했다. HD현대중공업은 "국내 조선산업 발전과 K-방산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대승적 차원에서 취하를 결정했다”고 입장을 냈다.
이같은 ‘화해무드’에도 불구하고 양측은 KDDX 사업에 있어서는 여전히 사활을 건다. 한화오션은 고발 취하와는 별개로 산업부의 방산업체 지정 절차를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경쟁입찰 및 공동건조 등 사업절차에서 빠질 생각이 없다는 의미다. HD현대중공업은 한화측의 방산업체 지정 신청이 철회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KDDX 사업은 내달 중 마무리될 것으로 보이는 산업부의 방산업체 지정에서 단독 혹은 복수업체가 선정되느냐에 따라 기본 사업방향이 엇갈릴 전망이다. 복수업체 선정시 다시 입찰방식을 두고 방사청의 결단이 필요한 사안이다.
석종건 방사청장은 최근 유튜브 채널 3PRO TV과의 인터뷰에서 현대-한화 KDDX 공동개발 가능성에 대해 “나중에 상세함을 설계할 때 지분 싸움이 있을 수도 있고, 법적 문제도 있을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결론적으로 현대든 한화든 한 업체의 단독 개발/건조만이 원활한 사업진행의 해법으로 거론된다.
업계는 국방공백의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방사청의 빠른 결단을 필요한 시점이라는 의견이 많다. 업계 관계자는 “방사청이 책임감 있게 합리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사업을 진행해야 양측간 불필요한 갈등을 없애고 차세대 함정의 적기 전력화를 이룰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화오션 옥포조선소 [제공=한화오션]](https://cdn.ebn.co.kr/news/photo/202411/1644011_655542_4630.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