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3000톤(t)급 잠수함 '안무함' [제공사=방위사업청]
한화오션 3000톤(t)급 잠수함 '안무함' [제공사=방위사업청]

한화오션이 HD현대중공업에 화해의 손을 내밀었다.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했던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의 갈등이 누그러지는 모습이다.

22일 한화오션은 HD현대중공업을 상대로 경찰 고발한 사건에 대해 취소를 결정 하고 이날 오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를 방문해 고발 취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앞서 한화오션은 올해 3월 HD현대중공업의 군사기밀 유출 사건과 관련해 임원 개 입 여부를 수사해 달라며 경찰청에 고발장을 접수한 바 있다.

회사측은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의 적기 전력화로 해양 안보를 확보하고, 세계가 대한민국 조선업을 주목하는 가운데 해양 방산 수출 확대라는 목표를 위해서는 고발 취소를 통해 상호 보완과 협력의 디딤돌을 마련하는 것이 현 시점에서 국익을 위한 일"이라고 고발 취소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조선업은 국내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함정 기술과 R&D 역량을 총 결집해 세계 최고 성능의 ‘명품 함정’ 건조를 통해 K-방산 한류를 이어 나가야 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한화오션이 전격적인 고발 취소에 나선 것은 호주 호위함 사업 이후 정부의 수출함정 '원팀 전략'에 적극 협조하기 위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앞서 호주 정부는 지난 8일 신형 호위함 도입 사업의 최종 후보로 독일 티센크 루프 마린 시스템즈(TKMS)와 일본 미쓰비시중공업를 선택했다.

이번 사업은 10년간 110억 달러(약 10조원)를 들여 신형 호위함 11척을 도입하는 사업이다.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은 뛰어난 가성비와 건조 역량을 우위로 유력후보로 거론됐으나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이에 경쟁국과 달리 양사가 개별적으로 '각자도생'에 나서면서 정부-기업간 맞춤형 '원팀 시너지'를 내지 못한 것이 주요 패착요인으로 지목됐다. 양사간 경쟁격화가 수출함정 사업에 결정적인 악재로 작용한 것.

이같은 충격이 양사간 협력 무드에 힘을 싣고 있다. KDDX부터 이어진 양측의 갈등을 끊고 국내 조선산업 전반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업체간 상호 협력이 필요하다는데 공감대가 필요한 상황.

앞서 HD현대중공업의 모회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해외 함정수출 사업은 ‘팀 코리아’로 가는게 맞다는 게 HD현대중공업의 생각”이라며 캐나다 잠수함 발주사업에 협력 가능성을 내보인 바 있다.

한화오션은 현재 산업통상자원부가 진행하는 방산업체 지정 절차에 따라 실사단 평가와 현장실사에 성실히 임한다는 계획이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방위사업청 등 정부의 투명하고 공정한 평가 결과를 수용하고 상호 협력의 계기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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