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스타PB센터는 옛부터 명동에서 거래해 온 중견기업 오너 및 을지로·남대문 개인사업자 고객들이 많고, 인근에 위치한 대기업 계열사가 주된 법인 고객들입니다.”

서울 명동·을지로 일대는 한국은행 본점을 비롯해 과거 명동 사채시장이 존재했던 곳으로 명동의 특성상 자금 조달 및 외환 거래 등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장소였다.
과거부터 현재까지도 많은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는 지역인 만큼 증권사들도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KB증권 명동스타PB센터 박영기 센터장을 만나 고객들의 투자성향과 최근 투자 트렌드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박영기 센터장은 “온라인 비대면 활성화로 인근 지점 여럿을 합쳐 대형화를 위한 통폐합이 지속되고 있고, 동시에 고액자산가(HNWI)를 위한 프리미엄 대형 PB센터를 오픈하는 투트랙 전략이 지속되고 있다”고 운을 뗐다.
그는 “명동지점도 과거 대비 내점고객이 많이 감소하고 있어 은행과 증권의 복합점포 특성을 살려 외부영업이나 은행과의 협업을 통해 VIP 고객을 유치하는 등의 시너지를 극대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복합점포의 특성을 살려 고액자산 유치에 성공한 사례도 있다. 명동스타PB센터의 경우 은행 고객들이 많은데 VIP 고객에게 은행에는 없는 상품들을 제안하면서 협업해 시너지를 내고 있는 것이다.
박 센터장은 “지난해 1월 센터장으로 오고난 후 은행에서 고객을 소개 받았는데 은행도, 증권도 거래가 처음인 분이었다”며 “당사 거래가 처음인지라 이미지도 중요했고 시작하는 자금의 규모도 작지 않아 고민이 많았지만 고객과의 상담 끝에 첫 시작을 20억원 가량의 단기 채권 거래를 제안드렸다”고 말했다.
이어 “그 이후로도 채권, 주식 등 다양한 상품과 시장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고객이 무엇을 고민하고, 무엇을 선호하는지 파악하게 되면서 도움을 드릴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됐다”며 “고객과의 신뢰를 쌓으면서 고객께서도 자산을 조금씩 늘려 현재 200억원까지 유치했고 지금도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명동점의 고객들은 공격적인 투자 성향보다는 안정적인 투자를 선호하고 있다. 박 센터장은 “개인고객들은 어느정도 연세가 있고 자산이 많은 공통점이 있어 주식 같은 고위험 자산보다는 채권 및 대체자산 위주의 저·중위험 투자를 선호하고 있고, 법인고객도 장기보다 은행 예금 이상 금리를 추구하는 CMA나 발행어음 등 단기자금 운용에 집중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고객들의 채권 관심이 지속되고 있다. 안정성에 더해 절대 금리 매력이 여전하고, 각국 중앙은행의 피봇이 시작되면서 금리 하락에 따른 추가적인 자본차익이 기대되는 장기채에 대한 선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달러 강세에 원화 채권 일변도에서 벗어나 미국 국채 등 해외채권에 대한 투자 비중도 상당히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채권과 함께 해외주식 투자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국내 주식시장이 어려운 상황인 것과 달리 미국 주식시장은 강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어 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려면 해외주식 투자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박 센터장은 “한국 경기 둔화 및 국내 증시 부진으로 고객들의 국내 주식에 대한 관심이 떨어진 가운데 미국 등 해외 주식에 대한 매수도 큰 폭으로 늘었다”며 “작년 연말 당사 해외주식 비중은 전체 주식자산에서 6.7% 정도였으나 현재 거의 12%에 육박하고 있다”고 전했다.
변동성 커진 금융시장…주식 비중 50~60% 고려해야

미국 대선 결과는 한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금융시장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채권시장은 물론 주식시장도 출렁이고 있는데 이러한 변동성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 센터장은 “내년도 트럼프 정부가 집권해서 정책이 확정돼야 어떤 스탠스로 갈지 정해질 것 같지만 그래도 장기적인 트렌드는 금리가 점점 하향 안정화 될 것”며 “그동안 장기국채 투자를 하지 않았던 분들이라면 매매 시점을 좀 봐야할 것 같고 국고채 10년물 기준으로 한 3.0% 이상에서 매수, 미국채는 4.2% 이상에서 매수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조언했다.
또 “장기국채는 좀 타이밍이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일단 안전 마진이 기대되고 자본 차익도 있기 때문에 고려해볼만 하다”며 “이미 국고채에 투자하고 있고 은행금리보다 조금 더 높은 수익을 원한다고 한다면 기존에 발행됐던 시중은행 신종자본증권을 소진되기 전에 미리 매수하시면 5년 동안은 계속 4% 이상을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더 높은 수익을 원한다면 글로벌 하이일드 채권형 펀드가 있다”며 “리스크는 있지만 AAA 신용도를 갖고 있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하고 환율 변동도 헷지할 수 있어 5~6% 정도의 수익은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박 센터장은 주식 투자를 강조하며 채권에 30~40%, 주식에 50~60%의 비중을 둬 투자하는 것을 추천했다.
그는 “지금 금리가 3%대에 왔으면 주식을 해야 하는 타이밍인데 최근 국내 주식시장이 너무 안 좋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당분간 좀 힘들긴 하겠지만 내년 상반기 이후에는 그래도 조금 괜찮아질 것으로 보이고 ,해외 주식은 여전히 트럼프가 강한 미국을 원하기 때문에 주식시장을 버리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돼 해외주식을 놓으면 안 될 것 같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강한 매크로와 트럼프 정부의 정책에 힘입어 한층 상승 탄력을 받게 될 미국주식이나 그에 투자하는 상품을 언급했다.
박 센터장은 “단기적으로는 당분간 정책 수혜 기대감이 높은 금융, 우주항공·방산, 전력·인프라(산업재) 등이 양호한 수급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작년 이후 눈부신 성과를 보이고 있는 AI 혁신 관련 IT섹터는 가격 부담이 제기되고 있지만 구조적으로 장기 트렌드로 관련 주식이나 상품을 통한 꾸준한 관심 유지와 포트폴리오 내 보유가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박 센터장은 신흥국 투자와 관련해 중국보다 인도를 주목했다. 반등 시 강한 상승세가 예상되는 국가들이지만 변동성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풀이된다.
박 센터장은 “과거 홍콩 주식도 포트폴리오에 편입했었는데 나라 자체가 불확실하다보니 변동성이 너무 크다”며 “중국·홍콩 관련 주식·펀드 등은 아무리 호재가 있더라도 편입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흥국 중 인도는 좋게 보고 있다”며 “최근에 많이 올랐다가 좀 빠지고 있는 상태니깐 많이 빠졌을 때 인도 관련 상품 일부는 포트폴리오에 편입하는 것도 괜찮다고 제안을 드리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