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환 금융위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금융감독원장, 5대 금융지주회장, 정책금융·유관기관장 및 금융협회장들과 개최한 금융상황 점검회의에서 금융상황을 점검하고 향후 대응과제를 논의했다. [제공=금융위원회]](https://cdn.ebn.co.kr/news/photo/202412/1645491_657259_3345.jpg)
비상계엄 여파로 탄핵 정국이 이어지면서 금융시장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은행권은 당분간 비상대응 체제를 이어가면서 금융시장 상황 뿐만 아니라 은행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 등을 다각도로 모니터한다는 방침이다.
은행들이 중점적으로 들여다 보는 사안은 환율 변동성이다. 고환율이 지속되면 위험가중자산이 늘어 은행 건전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은 최근 정치권을 둘러싼 상황이 위기관리대책을 발동해야할 사안으로 판단하고 비상대응체제에 들어갔다. 이날 행장 주재의 비상점검회의는 없었지만 상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전행적으로 대응 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은행들은 위기 상황시에 대응할 수 있도록 비상대응 매뉴얼을 구축하고 있다. 금융시장 흐름 뿐만 아니라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이나 자기자본비율에 영향은 없는지 등 은행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 있다. 지난 주말에도 주요 임원들이 출근해 사안을 직접 챙겼다.
KB국민은행은 과거 전행적으로 영향을 미친 주요 사건이나 이벤트를 바탕으로 현재 KB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기상황을 선정해 '위기대응메뉴얼’을 구축하고 있다.
'KB위기대응 메뉴얼’은 위기상황이 발생하면 각 주무부서가 표준 프로세스에 따라 메뉴얼을 실행한다. 이 때 각 주무부서장은 영향도 등을 고려해 위기 레벨을 판단한다. 또 각 레벨별 메뉴얼에 따라 컨티전시플랜을 수행한다.
우리은행은 외환·주식·채권 등 주요 금융시장 지표를 모니터링 한 결과로 본점 주요 부서장이 참석해 위험 취약부문을 점검하고 있다.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등 미치는 영향 등도 살펴본다. 하나은행과 신한은행 역시 시장 점검 체계를 강화했다.
은행들이 주로 살펴보는건 외환 시장이다. 환율이 10원 높아지면 금융지주사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0.01~0.02%p 낮아지는 것으로 추정한다. 은행들은 환율 상승세가 단기적 현상이라고 진단하고 있지만 고환율이 장기화될 경우에는 대책을 세워야 한다. 보통주자본(CET1) 비율이 하락할 수 있어서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6.8원 오른 1426.0원에 출발해 오전 한때 1430원을 넘어섰다.
이날 오전 금융지주 회장들이 금융당국의 비상점검 회의에 직접 참석 한 만큼 추가 대응책이 나올 수도 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이날 5대 금융지주 회장들에게 외국계 금융사·투자자 등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각 지주사의 안정성과 우리 금융시스템의 회복력에 대해 소통해 달라고 당부했다.
금감원도 이날 은행의 여신·자금담당 부행장을 불러 간담회를 열었다. 고환율이 지속되면 위험가중자산(RWA)이 증가해 보통주 자본비율이 떨어질 경우 은행 대출에도 추가 제한이 가해질 수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 이 같은 내용도 논의될 수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이날 행장 주재 비상 점검회의는 없었지만 비상대응체제를 가동하고 있다"며 "금융지주 회장들이 금융위의 비상점검회의에 참석한 만큼 추가 지시사항이 나올 수 있어서 전 부서가 대응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