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외환거래실[하나은행]
하나은행 외환거래실[하나은행]

12·3 비상계엄 사태와 이어진 탄핵 정국 여파로 환율이 뛰면서 여행자와 유학생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흡사 외환위기 때의 환율 급상승 때를 떠올리게 한다. 

지난 주말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처리가 무산되자 한국 사회에 대한 불확실성은 최고조로 치솟고 있다. 

9일 금융시장은 환율 움직임이 난리통이었다. 원/달러 환율은 주간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으로 전거래일보다 무려 17.8원 치솟았다. 오전 10시30분 전후로 "현재 군통수권은 여전히 윤석열 대통령에게 있다"는 국방부의 입장이 나오자, 환율은 순간적으로 폭등했다. 시장은 심각하게 예민하게 반응했다.

환율이 뛰면 금융회사와 기업들의 유동성에 영향을 미치고 결국 경제 전반에 충격을 줄 위험이 있다.

이날 코스피는 2.8%, 코스닥 5.2% 급락했다. 계엄선포 이튿날인 4일 이후로 4거래일간 시가총액 144조원이나 날아갔다.

환율이 현재 1400원대 중반에 접근한 여세를 몰아 금명간 1,500원을 뚫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계속 투자를 대거 철회할 경우 한국은행이 외환보유고를 열어 환율을 방어하는 데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기에 일부 예비 미국 유학생들은 혹여나 비자 인터뷰가 연기될까 봐 안절부절못하는 모양새다.

주한 미국대사관이 지난 4일 홈페이지에 '경보'(Alert)를 발령하고 자국민과 비자 신청자 등을 대상으로 한 영사업무 일정을 모두 취소할 것이라고 공지해서다. 

미국 유학 준비 커뮤니티에는 '대사관 비자 인터뷰는 정상 진행 중인 것 맞느냐', '다음 주 인터뷰를 앞두고 있는데 걱정된다' 등의 문의 글이 연일 올라오고 있다. 

정국 불안 상황 때문에 해외 여행을 취소하는 여행객 역시 늘어나고 있다. 여행을 취소하면서 취소 비용을 내는 등 여행객의 불편도 커지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4일 외신 인터뷰에서 "한국의 강한 시장 기초체력과 성숙한 민주주의를 고려할 때 정치와 경제가 분리될 수 있다고 믿는다"고 시장에 대한 신뢰를 보였지만 정국불안은 금융시장에 여전히 파급을 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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