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국내 정세가 불안해지면서 환율이 치솟고 있다. 이에 따른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희비는 엇갈린다. 달러 강세로 이득을 보는 경우도 있지만 장기적으론 신약 개발에 대한 비용이 증가해 악재로도 여겨진다.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426.0원에 개장했다. 올해가 시작된 1월 2일 원·달러 환율이 1312.0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8.7%나 증가한 것으로, 이달 들어 1400원 이상을 유지하는 상황이다.
원·달러 환율 급등은 비상계엄 사태 이후 지난 7일 국회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표결을 진행했으나 국민의힘 의원들의 불참으로 사실상 부결(불성립)되면서 국내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된 여파로 풀이된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윤 대통령의 탄핵 거론으로 인해 당분간 국내 정치적 혼란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원·달러 환율은 1400원대에서 등락을 이어갈 전망”이라며 “특히 취약한 국내 경기 펀더멘털(기초체력), 트럼프 집권 2기의 무역 갈등 심화 등을 감안할 때 미 달러의 추세적 약세 전환 전까지 겹쳐 원·달러 환율은 1400원대에서 내려오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봤다.
이 같은 고환율로 인해 국내 산업계에도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는데, 제약·바이오 업계 역시 원·달러 환율 상승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측된다.
제약·바이오 기업 가운데 수출 중심 사업구조를 가진 곳들은 대금을 달러로 받는 경우가 많아 고환율로 인해 수혜를 누릴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대표적으로 셀트리온이나 삼성바이오에피스 등의 바이오시밀러(생물복제약)를 주력으로 하는 업체들의 경우 해외에 직접 판매하는 경우가 많아 대금을 달러로 받게 돼 실적 상승에 도움이 된다.
또한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을 주력으로 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도 고환율 수혜업체로 꼽히는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근 분기보고서에서 원·달러 환율이 10% 상승할 경우 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이 1129억원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 신약 연구개발(R&D)에 한창인 곳들은 임상시험에 쓰이는 원부자재를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기에 환율 상승에 따른 비용 증가로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실제 KDI 경제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원료의약품 자급률은 11%에 불과하다.
이외에도 투자 유치를 통해 신약 개발을 진행하는 소규모 바이오벤처의 경우 투자 경색이 지속될 경우 신약 개발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가 신뢰도 하락과 정세 불안으로 해외 투자자들이 국내보다는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계엄 사태로 환율이 지속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면서도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선 임상 등 꾸준한 신약개발이 필요한 만큼 장기적인 대비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고금리와 더불어 의정 갈등으로 인해 신약 개발 등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인데, 여기에 더해 국내 정세 불안으로 기업활동에 어려움까지 덥치게 됐다”며 “고환율을 방어하기 위해서 달러 등의 통화를 예금으로 예치해두는 등 대응책 마련을 고심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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