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제공=연합]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제공=연합]

국내 헬스케어 산업에서 체결된 인수·합병(M&A) 거래 규모가 지난 한 해 동안 전년 대비 무려 7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국내 기업들의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6일 제약업계와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제약·생명과학·헬스케어 분야의 M&A 거래 금액은 약 18조4000억원, 거래 건수는 총 203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각각 전년 대비 75%와 9%의 성장한 수준이다.

특히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합병 과정에서 발행된 약 13조원 규모의 신주가 이번 성장률에 주요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재단 관계자는 “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은 국내 최대 규모의 M&A 사례로, 통합 셀트리온 출범이라는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유한양행과 디엑스앤브이엑스를 비롯해 다수의 기업들이 대규모 M&A를 진행하며 산업 내 활기를 더했다. 유한양행은 신약 개발기업 프로젠 지분 38.9%를 확보하기 위해 약 300억원을 투자했으며, 디엑스앤브이엑스는 에빅스젠 지분 약 63%를 152억원에 인수했다.

이외에도 재생의료 기업인 시지바이오는 정형외과 의료기기 제조사 이노시스를 인수하면서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섰다. 시지바이오는 지난해 총 325억원을 투자해 이노시스 주요 지분을 취득했으며, 올해 추가 지분 확보를 통해 최대 주주 자리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이 단순히 규모 확대를 넘어 사업 다각화와 글로벌 시장 진출 전략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셀트리온은 지난 2020년 다국적제약사 다케다제약으로부터 아시아태평양 지역 주요 제품 사업권을 약 3300억원에 인수하며 첫 대형 M&A 사례를 기록했다.

보령의 경우 지난 2022년 1월 미국 민간 상업용 우주정거장 건설 기업인 액시엄 스페이스에 1000만달러(약 129억원)를 투자, 지분 0.40%를 확보한 데 이어 같은 해 12월에는 주식 29만5980주를 649억원에 추가 취득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여전히 국내 기업 간 거래가 대부분이라는 점과 해외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들과의 협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한계로 꼽고 있다.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은 “국내 기업들은 주식 양수·양도를 통한 지분 인수 방식에 치중하고 있다”며 “글로벌 파트너십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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