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 상황이 좋지 않아 결국 퇴사하게 됐습니다. 지금까지 감사했습니다."
광주시 한 건설사에 근무하던 팀장 A씨. 10여년 간 몸 담았던 회사지만, 그는 최근 퇴사를 결정하게 됐다. 쌓여만 가는 미분양 물량과 급등한 원가 탓에 기업 실적이 고꾸라졌고 끝내 퇴사(암묵적인 구조조정)를 선택한 것이다.
A씨는 "업황 불황으로 몇 년간 사내에 짙은 어둠이 깔렸고, 출근을 할 때면 마치 살얼음판을 걷는 것과 같았다"고 회상했다.
A씨는 이어 "업무도, 함께 일하는 사람들도 좋아 이 회사에 오랜기간 있었지만, 결국 퇴사를 택할 수밖에 없었다"며 "이 나이에 이직을 하는 게 쉽지는 않겠지만, 경력을 살려보거나 다른 직종을 찾아봐야 할 것 같다"며 씁쓸해 했다.
상황은 부산도 비슷했다. 부산 소재 건설사에 재직 중인 B씨는 "산업이 흐름이라는 게 있는데, 최근 몇 년간 이어진 국내 부동산 침체기는 이례적으로 긴 것 같다"며 "수도권은 그나마 (부동산) 시장이 활기를 되찾아 가는 것 같아 보이지만, 지방엔 여전히 냉기가 가득하다"라고 고통을 호소했다.
이처럼 건설사들이 체감하는 낮은 온도는 통계로도 나타났다.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10월 폐업을 신청한 건설업체는 총 2104곳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905곳)보다 10.44%가 증가했다.
종합건설업 폐업 건수는 20.85% 늘어난 394건, 전문건설업은 8.29% 증가한 1710건을 기록했다.
반면 신규등록 건수는 종합건설업이 전년(923건)보다 59.37% 감소한 375건에 그쳤다.
다만 전문건설업은 8.38% 증가한 4199건을 기록했다.
건설사 폐업 건수가 급증한 데는 대출규제 강화로 부동산 시장의 수요심리가 주춤하게 된 영향이 가장 컸다. 이에 따라 지방의 악성 미분양 물량 적체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는 상태다.
주택산업연구원이 발간한 '12월 아파트입주전망지수' 자료를 보면 이달 전국 아파트 입주자전망지수는 전월(93.8)보다 5.2p 하락한 88.6에 그칠 것으로 점쳐졌다.
지역별로는 5대광역시를 제외하고 모두 하락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됐다. 가계대출 총량 관리 기조 속 제한된 대출 한도가 입주전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국내 비상계엄 선포 및 해제로 인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 확대가 예상되고 있어, 주택사업자들의 시장회복에 대한 관망세는 더욱 짙어질 것이라 분석했다.
노희순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입주리스크의 관리와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함께 변화에 따른 대응 방안을 모색해야할 시점"이라며 "미입주 원인은 잔금대출 비확보와 기존주택매각 지연 등이 주요인으로 꼽힌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입주율 저하를 막기 위해선 실수요자와 수분양자에 대한 잔금대출을 조속히 정상화시켜 야 한다"며 "투기를 막는다며 분양아파트에 대한 중도금 대출과 잔금대출을 비정상 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미분양 해소 불가와 공급 위축이라는 부작용을 수반하기에 신중하고 정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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