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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서울 악성 미분양, 3년 만에 최대 규모

서울 주택 시장에서 준공 후에도 판매되지 않는 이른바 '악성 미분양'이 3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청약 경쟁률이 고공 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나타난 아이러니한 현상으로, 입지와 환경 등의 조건에 따라 분양 성과가 극명히 갈리는 양극화의 단면을 드러내고 있다.  

15일 국토교통부와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기준 서울의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총 523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미분양 물량(917가구)의 약 57%를 차지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408가구)보다 28.2% 증가한 수치다. 특히, 이는 2021년 이후 최대 규모다.  

주요 지역별로는 강동구가 251가구로 가장 많은 악성 미분양 물량을 기록했으며, 강서구(145가구), 광진구(33가구), 양천구(31가구), 강북구(23가구), 구로구(21가구)가 뒤를 이었다. 이러한 악성 미분양 주택들은 대부분 중소형 규모로, 교통 불편 및 외곽 지역 등 상대적으로 매력도가 낮은 조건을 가진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준공 후 미분양을 제외한 일반적인 서울의 전체 미분양 물량은 전년도 대비 21.2% 감소해 현재는 총 394가구에 그쳤다. 이는 부동산 시장 내 특정 지역과 조건에 따라 판매 성패가 달라지는 양상을 뚜렷이 보여준다.  

올해 초부터 지난 11월까지 서울 아파트의 평균 청약 경쟁률은 무려 153.87대 1로 나타났다. 이는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3구'에서 최고 경쟁률이 527대 1까지 치솟는 등 인기 지역 중심으로 과열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황이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을 지적하며 보다 신중한 접근과 정책적 지원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현재 서울 및 수도권 미분양 주택은 교통이 불편하거나 고립된 위치에 있는 경우 많으며, 특히 과거 부동산 호황기에 높은 분양가로 출시된 단지들이 판매되지 못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유동성이 줄어든 현재 시장에서는 소비자들이 환금성을 더 중요시하며 투자 패턴 역시 신중해지고 있다"며 "주거 수준에 대한 기대치도 상승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서울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 모습. [제공=EBN]
▶ 서울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 모습. [제공=EBN]

공인중개사 시험 응시자 8년 만에 최저

부동산 시장의 침체와 공인중개사 공급 과잉이 올해 공인중개사 시험 응시자 수를 8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뜨렸다. 

1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국공인중개사협회가 지난 10월 26일 시행된 제35회 공인중개사 자격시험 원서 접수자가 총 15만4699명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대비 약 4만5000명이 줄어든 숫자로, 2022년 대비로는 거의 11만명 가까이 감소한 것이다. 이번 수치는 응시자 수가 처음으로 20만명을 밑돈 지난 2017년 이후 가장 낮으며, 더 나아가 2016년 이후 최소치를 기록했다.

응시자의 감소는 합격자 수도 크게 줄이는 결과를 초래했다. 지난 몇 년간 매해 약 26만에서 27만명이 응시하며 각각 약 2만7000명의 합격자를 배출했던 것과 달리, 올해는 단지 1만5301명의 합격자가 나왔다.

이같은 현상이 공인중개사 자격증에 대한 가치 하락과 관련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의 한 관계자는 "현재까지 누적된 총합격자는 약 55만명이나, 이 중 개업 상태로 활동하는 사람은 약 13만명에 불과하다"며 "나머지 약 42만명은 장롱 속 자격증으로 남아 있는 실정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경제활동 인구 기준으로 보면 약 70명당 한 명꼴로 공인중개사가 존재한다"며 시장 포화 상태를 지적했다.

또한 최근 대출 규제를 포함한 정부 정책 변화와 함께 부동산 거래 감소 등 시장 침체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시장 활황기에는 거래량 증가로 인해 관련 직업의 관심도가 높아지는 경향이 있으나, 반대로 침체기에는 그 관심도가 급감하는 패턴을 보였다.

실제로 부동산 가격 상승세였던 지난 몇 년 동안 응시자 수는 꾸준히 늘어나며 최고치인 약 27만8000명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거꾸로 시장이 위축됐던 시기였던 지난 2013년에는 응시자가 단지 약 10만2000여명에 그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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