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폐기됐지만 야당의 지속적인 탄핵 시도로 인해 정국 불안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경제 전반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고 국가신용등급 하락을 방지하기 위한 노력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8일 국회에 따르면,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은 의결정족수 200명을 채우지 못해 본회의에서 폐기됐다. 여당인 국민의힘이 당론으로 탄핵 반대 입장을 고수한 결과, 투표 불성립으로 최종 폐기 처리된 것이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당 측에서 탄핵 재추진 의지를 밝히면서 정국 혼란에 따른 경제 불안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이 요구하는 탄핵은 반드시 가결될 거라고 확신한다"며 "12월 10일 정기 국회가 종료되는데, 11일 임시국회를 열어서 탄핵을 재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 역시 "될 때까지 반복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탄핵 추진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정치권의 극한 대립으로 인해 내년도 예산안 처리도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야당은 이미 정부안에서 4조1000억원을 삭감한 '단독 감액예산안'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강행 처리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준예산 편성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이러한 정치적 불확실성이 국내 경제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주력 산업들의 위기와 저성장 전망 속에서 정치 불안이 겹치면서 경제 불확실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비상계엄 사태 여파로 정치적 리스크가 몇 달간 지속할 것"이라며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신용도 하방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금융권에서는 이미 '비상경영 체제'를 가동하며 외화 유동성과 리스크 관리에 나섰다. 특히 은행권은 환율 급등으로 인한 외화 환산 손실이 커질 수 있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치 불안 속에서 경제 안정화를 위한 여야 정치권과 정부의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다.
최근 국내 정치 불안과 미국 달러화 강세가 맞물리면서 원·달러 환율이 1500원 수준으로 상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는 한국의 국가신인도 하락과 외국인 투자자들의 증시 이탈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6일 원·달러 환율은 전일 종가 대비 9.1원 상승한 1419.2원에 마감했다. 장중에는 1429.2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최근의 정치적 불확실성과 글로벌 경제 환경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주식시장 역시 타격을 받고 있다. 계엄 선포 이후 3거래일 동안 코스피 지수는 2.88%, 코스닥 지수는 4.27% 하락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 이탈이 두드러져, 최근 3일간 코스피 시장에서만 1조원 이상의 자금이 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 신용평가사들도 한국의 정치적 리스크에 주목하고 있다. 세계 3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피치는 6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정치적 위기가 장기화하거나 정치적 분열이 계속되면 정책 결정의 효율성, 경제적 성과 및 재정이 약화해 신용 하방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금융당국은 시장 안정화 조치를 가동하고 나섰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6일 "대내외 불확실성이 여전히 상존하는 만큼, 높은 경계감을 갖고 24시간 대응체계 유지에 만전을 다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최근 금융·외환시장은 무제한 유동성 공급을 포함한 시장 안정화조치 등으로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과거 사례를 볼 때도 정치 등 비경제적 요인의 충격은 일시적·제한적이었고 중장기적으로는 경제적 영향이 거의 없었다"고 설명했다.
당국은 총 4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 안정펀드와 회사채·CP 매입 프로그램을 최대한 가동하기로 했다. 또한 한국은행은 환매조건부채권(RP)과 국고채 매입, 통안증권 환매를 충분한 규모로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이같은 조치들은 금융시장의 안정을 도모하고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정치적 불확실성이 지속될 경우 시장 변동성이 계속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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