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내란죄 윤석열 퇴진! 국민주권 실현! 사회대개혁! 범국민촛불대행진'에서 참가자들이 탄핵안 표결 처리를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내란죄 윤석열 퇴진! 국민주권 실현! 사회대개혁! 범국민촛불대행진'에서 참가자들이 탄핵안 표결 처리를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상계엄 사태로 촉발된 대통령 탄핵 정국이 쪼그라든 소비를 더 바싹 말릴 것으로 보인다. 

한 해 매출에 큰 부분을 차지하는 연말연시에 탄핵 정국이 시작되면서 유통업계의 매출 타격도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으로 이어진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주요 유통업체들은 최근 정치권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일촉즉발의 불안한 정치 상황에 벌써부터 예년과 같은 '연말 특수'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얘기도 나온다.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시국선언이 전국적으로 번지면서 민생·소비 심리는 급격히 꺾일 것으로 보인다. 

8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에도 소비심리는 크게 위축됐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2016년 10월 102에서 탄핵 촛불집회가 시작된 11월 95.7, 박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뒤인 12월에는 94.1까지 떨어진 바 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현재생활형편·생활형편전망·가계수입전망·소비지출전망·현재경기판단·향후경기전망 6개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지표로 지수가 100보다 크면 기대심리가 장기평균 대비 낙관적이라는 의미다.

현재 소비 심리는 박 전 대통령 탄핵 당시보다도 좋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달기준 소비자심리지수는 100.7로 10월보다 1포인트 낮아졌다. 

앞으로의 경기전망을 나타내는 지표는 크게 떨어졌다. 향후경기전망지수는 지난달과 비교해 7포인트 하락한 74를 나타냈다. 

지난해 11월(72) 이후 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며, 하락 폭은 지난 2022년 7월(-19포인트) 이후 2년4개월만에 가장 컸다. 현재경기판단은 3포인트 하락한 70, 생활형편전망은 2포인트 내린 94를 기록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산업활동동향'도 소비 감소를 가리키고 있다. 재화 소비 지표인 소매판매는 0.4% 감소하면서 전달(-0.5%)에 이어 두 달째 줄었다.

탄핵 정국에 따른 소비 감소는 8년전보다 더 심각한 추세를 보일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무산되면서 국회 앞 집회시위는 매일 열릴 예정이기 때문이다. 

전날 국회 앞 탄핵 촉구 집회를 이끈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9일부터 매일 집회를 열겠다"고 예고했다.

촛불행동 역시 9일 오후 7시 국회의사당역 5번 출구 앞에서 매일 촛불 집회를 할 방침이다.

이 같은 정치권 상황은 소비자들을 빨아들일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국민적 관심이 대통령 탄핵으로 쏠리면서 소비 급감 현상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주말 백화점, 아울렛, 대형마트를 찾는 소비자들의 일부는 집회장소로 가고 홈쇼핑 고객은 채널을 뉴스로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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