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으로 인해 올 4분기 뷰티·패션 등 고수익 상품을 중심으로 실적 회복 힘쓰던 홈쇼핑업계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위기에 처했다. [제공=픽사베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으로 인해 올 4분기 뷰티·패션 등 고수익 상품을 중심으로 실적 회복 힘쓰던 홈쇼핑업계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위기에 처했다. [제공=픽사베이]

올해 4분기 뷰티·패션 등 고수익 상품을 중심으로 실적 회복에 힘쓰던 홈쇼핑업계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위기에 처했다. 지난 11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사태 이후 연말 정국이 탄핵이라는 격랑 속으로 빠르게 빠져들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탄핵 정국 장기화로 인해 홈쇼핑 업체들의 황금 시간대인 오후 8~10시 시청률이 상당 부분 뉴스 채널로 넘어가고 있다.

적절한 사회·경제·문화적 이슈는 TV시청을 유도하고 홈쇼핑업 부흥에도 도움이 되지만, 탄핵 집회 등 국정 혼란 건은 시청률 유지를 오히려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지상파와 멀리 떨어진 채널에 배치된 홈쇼핑사일수록 타격은 더 컸다.

익명을 요구한 일부 홈쇼핑사에 따르면 실제로 지난 3일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튿날부터 4~5일간 시청률이 전년 동기·동시간 대비 20%가량 줄어든 데다, 상품 매출은 목표치의 70% 달성에 그쳤던 것으로 확인됐다.

탄핵 정국 장기화로 대규모 집회가 많아질수록 문제는 더 커진다. 저녁 황금 시간대에 그나마 남아있던 홈쇼핑 시청자마저 외부로 아예 이탈해버리면 시청률을 방어하기가 더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현재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을 주축으로 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집회와 보수단체들의 맞불 집회 대부분이 오후부터 밤 시간대에 사이에 진행되고 있다.

홈쇼핑사들은 이미 유사 사례를 경험한 이력도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집회가 한창이었던 지난 2016년에도 홈쇼핑 업종은 시청률 및 매출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여신금융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2016년 11월 홈쇼핑 업종 전체 카드 승인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63.3% 감소한 1519억원에 그쳤다.

그간 부진한 업황에도 남은 4분기 F/W시즌 성수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 패션·식품·리빙 상품 판매 집중으로 실적 개선을 위해 힘써온 홈쇼핑 업계는 제대로 찬물을 뒤집어썼다는 분위기다.

업계 고질적인 이슈인 송출 수수료 문제는 여전히 매듭지어지지 않은 데다, 각사별로 모바일 등 플랫폼 다각화, 콘텐츠 경쟁력 강화, 소상공인 전용 홈쇼핑 채널 견제 등 굵직한 과제들을 안고 있는 상황에서 악재만 늘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홈쇼핑업계는 업황 악화에다 송출 수수료 갈등에 따른 일부 홈쇼핑사의 ‘블랙아웃(방송 송출 중단)’ 사태까지 혼돈 그 자체”라며 “각사별로 TV 시청률을 보완하고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하기에도 바쁜데 마땅히 대처하기도 애매한 정치권 이슈까지 발생해버렸다”고 토로했다.

이어 “뉴스 시청을 위해 TV를 켜는 사람들이 늘면서 지상파 채널 사이사이에 껴있는 황금채널들을 차지한 홈쇼핑사들은 간혹 매출 증대 효과를 보는 경우도 있긴 하나, 업계 전체적으로는 악재가 분명하다”며 “야당 및 시민사회의 반발이 커지면서 전국 곳곳의 대규모 집회가 더 늘면 남아있는 TV 시청률도 방어하기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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