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 공장의 저장소에서 운송차량에 시멘트를 옮겨 싣고 있다. [제공=연합뉴스]
시멘트 공장의 저장소에서 운송차량에 시멘트를 옮겨 싣고 있다. [제공=연합뉴스]

시멘트업계가 탄핵 정국으로 인한 환율, 정책 불확실성까지 '이중고'를 겪고 있다. 환율 상승으로 주 원재료인 유연탄 수입 비용이 상승할 가능성이 큰데다 정책 불확실성으로 정부가 발주하는 사업이 지연될 수 있기 때문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시멘트 출하량은 4400만톤으로 전년 대비 12.4%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IMF 외환위기 이후 최저치다. 올해 3분기 누적 시멘트 출하량은 3222만톤으로 전년 동기의 3696만톤 대비 12.8% 감소했다. 

올해 3분기 실적도 쪼그라들었다. 쌍용C&E의 3분기 영업이익은 28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3% 급감했다. 아세아시멘트와 성신양회의 3분기 영업이익도 각각 284억원, 63억원으로 같은 기간 35%, 39.4% 줄었다.  

전방산업인 건설 업황 침체가 수요 감소의 직격탄이 됐다. 올해 1~8월 건축착공면적은 5143만㎡로 전년 동기 대비 10.8% 증가했지만 예년과 비교하면 70% 수준에 불과하다. 올해 국내 건설 수주액은 205조8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0.4% 줄어들 전망이다. 지난 2020년 이후 5년래 최처치다. 

내년 하반기나 돼야 시멘트 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시멘트업계 한 관계자는 "내년 하반기쯤 출햐량이 살아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눈에 띄는 지표가 보이지 않아 그것도 가봐야 알 것 같다"고 설명했다. 

가뜩이나 부진한 업황에 탄핵으로 인한 환율 급등과 정책 불확실성은 시멘트업계를 더 힘들게 만들고 있다. 

환율 급등은 시멘트업계에 부담이다. 원·달러 환율은 비상계엄 사태 이전인 지난 3일 1402.90원에서 전날 오후 3시30분 기준 1432.20원으로 29.30원 급등했다. 9일에는 1437원까지 치솟았다. 

시멘트업계는 주 원료인 유연탄을 전량 수입한다. 유연탄은 시멘트 제조원가의 30%를 차지한다. 유연탄은 원자재이기 때문에 달러로 결제하는데 환율이 뛸수록 조달비용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한일시멘트는 3분기 말 기준 원·달러 환율이 10% 상승하면 세전순이익이 1678만원 감소한다. 동일한 조건에서 삼표시멘트는 총포괄손익이 8억9300만원 줄어든다. 

탄핵 정국 장기화로 정부 주도 사업이 지연,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국 불확실성으로 인허가가 지연되면 착공이 밀리고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 주도 건설 사업이 줄어들면 시멘트 수요도 그만큼 감소할 수 있다. 

국토교통부는 내년도 공공주택 공급을 역대 최대 규모인 25만2000가구를 목표로 추진하는 방안을 내놨다. 건설형 공공주택 인허가 14만가구, 매입임대 6만7000가구, 전세임대 4만5000가구 등이다. 착공도 올해 대비 2만가구 늘어난 7만가구 이상 착공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주택공급 상황을 조속히 개선하기 위해 계획물량의 20% 이상은 내년 상반기 안에 인허가 승인 신청이나 착공한다는 계획이다. 

다른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탄핵 정국 관련 불확실성을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정국 변화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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