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지스타 2024 웹젠 부스에서 관람객들이 '드래곤 소드'를 시연하고 있다. [출처=EBN]](https://cdn.ebn.co.kr/news/photo/202412/1646535_658528_2010.jpg)
2022년부터 이어진 국내 게임업계 불황 속에 올해는 다양한 변화가 감지됐다. 게임사들은 변화를 통해 위기를 돌파하고, 새로운 도약을 위한 시도와 함께 글로벌 시장 공략에 열을 올렸다. 업계에서도 올해를 '한국 게임업계에 있어 중요한 전환점'이라는 평이 나온다.
■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 의무화
지난 3월 22일부터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가 의무화됐다.
그간 게임사의 주요 비즈니스 모델로 자리 잡았던 확률형 아이템은 과도한 과금 유도 논란과 사회적 비판을 받아왔다. 2021년 넥슨의 인기 게임 '메이플스토리'에서 발생한 확률 조작 논란이 연초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결과로 발표되며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에 게임사들은 확률형 아이템 의존도를 줄이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발굴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인게임 광고를 통한 수익 창출이나 방치형 장르 게임 출시 확대 등의 시도가 대표적이다.
정부도 게임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을 내놓았다. 5월 발표된 '게임산업 5개년 진흥책'은 오는 2028년까지 게임 매출 30조 원, 게임 수출액 120억 달러, 종사자 9만 5000명 달성을 목표로 한다. 주요 내용으로는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 의무화로 인한 역차별 문제 해소 △게임 이용자 보호 강화 △e스포츠 산업 활성화 △콘솔 게임 개발 지원 등이 포함됐다.
![▶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왼쪽)와 박정무 엔씨소프트 공동 대표 [출처=엔씨소프트]](https://cdn.ebn.co.kr/news/photo/202412/1646535_658531_2729.jpg)
■ 위기 돌파 위한 구조조정
글로벌 게임업계에서는 생존을 위한 고강도 구조조정이 이어졌다. '게임인더스트리 레이오프'에 따르면 올해 해고된 게임산업 종사자는 약 1만 5000명에 이른다.
국내 게임업계도 이 흐름을 피해갈 수 없었다.
'리니지' IP로 대표되는 엔씨소프트는 12년 만에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자회사 설립과 본사 인력 재편에 나섰다.
카카오게임즈도 자회사 엑스엘게임즈와 메타보라에 대한 구조조정을 단행했으며, 세나테크놀로지 지분 매각과 카카오VX 일부 사업 정리를 통해 체질 개선을 시도했다.
캐주얼 게임으로 주목받았던 중견 게임사 쿡앱스는 경영 악화로 희망퇴직과 권고사직을 통해 개발 인력을 기존 170여 명에서 절반으로 축소했다.
주요 게임사들은 인력 구조조정과 함께 새로운 리더십을 통해 변화를 모색했다. 넥슨코리아를 이끌었던 이정헌 대표는 넥슨(일본법인) 대표로 선임됐으며, 넥슨코리아는 강대현·김정욱 공동대표 체제를 구축했다. 엔씨소프트는 박병무 공동대표를 선임해 김택진 대표와 투톱 체제를 꾸렸다. 카카오게임즈는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해 글로벌 전략통 한상우 대표를 선임했다.
!['던파 모바일' 대표 이미지. [출처=넥슨]](https://cdn.ebn.co.kr/news/photo/202412/1646535_658529_2619.jpeg)
■ 위기 속에서도 호실적 거둔 넥슨·크래프톤
국내 게임업계 불황에도 넥슨과 크래프톤은 올해 독보적인 호실적을 기록했다.
넥슨은 '던전 앤 파이터 모바일'의 중국 출시와 신작 '퍼스트 디센던트'의 북미·유럽 시장 성공으로 두각을 나타냈다.
'던파 모바일'은 올해 중국 시장에서 약 10억 6200만 달러(한화 약 1조 52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추산되며, '퍼스트 디센던트'는 서비스 초기 모든 플랫폼에서 50만 명 이상의 동시접속자를 기록했다.
이를 바탕으로 넥슨은 올해 3분기 누적 매출 3조 2727억 원을 달성했으며, 연간 매출 4조원을 돌파할 것이란 전망이 이어진다.
크래프톤은 '배틀 그라운드'를 앞세운 글로벌 흥행을 이어갔다. 다양하 이벤트를 통해 매출을 확대했으며,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디아(BGMI)'은 인도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크래프톤의 3분기 누적 매출은 2조922억 원으로 이미 연간 역대 최고 매출을 경신했다. 영업이익도 9670억 원으로 전년 대비 60%나 성장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3N(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으로 대표됐던 국내 게임업계가 NK(넥슨·크래프톤) 시대로 변화한 한 해"라고 평가했다.
![시프트업 개발의 콘솔 게임 '스텔라 블레이드' [출처=시프트업]](https://cdn.ebn.co.kr/news/photo/202412/1646535_658530_2648.jpg)
■ 장르와 플랫폼 다양화…글로벌 공략 본격화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 침체 속에서 국내 게임사들은 AAA급 PC·콘솔 게임 개발로 글로벌 시장 도전에 나섰다.
시프트업은 지난 3월 콘솔 게임 '스텔라 블레이드'를 출시했고, 세계 게임 시장에서 호평을 받았다. 글로벌 흥행을 바탕으로 지난 7월에는 코스피 시장에 상장하기도 했다.
펄어비스는 '붉은사막'을 내년 4분기 출시하며, PC·콘솔 패키지 게임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엔씨소프트는 △아이온2 △LLL △택탄을 준비 중이며, 기존 장르에서 벗어난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 엑스엘게임즈도 ‘아키에이지 크로니클’로 글로벌 시장 진출을 노린다. ‘아키에이지 크로니클’은 언리얼 엔진5 기반으로 제작 중이며 2025년 공개를 목표로 하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AAA급 게임 개발과 다양한 장르 도전이 이어지고 있어 내년에는 국내 게임 산업의 변화가 더욱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