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건설하고 있는 반도체 공장. [제공=삼성전자]](https://cdn.ebn.co.kr/news/photo/202412/1646638_658653_4535.jpg)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로부터 반도체 보조금 지원 규모를 확정, 불확실성이 다소 해소되는 모양새다.
다만 다음달 출범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추진한 반도체법에 따른 보조금을 정확하게 집행할지는 관건이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그동안 반도체 투자 보조금에 비판적 자세를 견지해 왔기 때문이다.
22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지난 19일과 20일(현지시간)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에 대한 반도체 지원 규모를 각각 확정했다.
SK하이닉스는 4억5800만달러(약 6600억원)의 직접 보조금과 5억달러(약 7200억원)의 대출을 제공받는다. 삼성전자는 보조금 47억4500만달러(약 6조9000억원)를 받게 됐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불확실성이 있는 트럼프 정부 출범 이전 보조금 규모를 확정지으면서 한숨 돌리게 된 셈이다. 다만 보조금 규모는 지난 4월 PMT 당시 64억 달러에서 약 17억 달러(26%) 감소했다. 삼성전자가 PMT 체결 당시보다 투자계획을 줄이면서 보조금 규모도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상무부는 "이번 자금은 수년간 텍사스 중부의 기존 시설을 미국 내 최첨단 반도체 개발 및 생산을 위한 종합적 생태계로 전환하기 위해 370억 달러 이상 삼성이 투자하는 것을 지원한다"며 "여기에는 두개의 첨단 로직 팹과 R%D 팹(공장), 그리고 기존 오스틴 시설의 확장 등이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미 상무부는 SK하이닉스에도 최대 4억5800만 달러(6600억원)의 직접 보조금 지원과 정부 대출 5억 달러(7200억원) 등이 포함된 계약을 최종 확정한 바 있다.
이번 보조금 확보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내년도 경영 계획을 보다 수월하게 수립할 것으로 점쳐진다. 반도체 보조금을 받기로 하면서 양사는 미국 내 공장 설립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오는 2026년 가동 목표인 미국 테일러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 건설, 고객 유치 등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주에 인공지능(AI)용 고대역폭메모리(HBM) 반도체 패키징 공장 건설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다만 일각에선 트럼프 변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미 반도체 투자 유치 필요에 대해서는 바이든 대통령과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으나, 방식 면에서 보조금 보다는 관세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직전인 지난 10월말 팟캐스트 진행자 조 로건과의 대담에서 정부가 반도체법에 따른 보조금을 주는 대신 수입 반도체에 세금을 부과해 미국 내 반도체 생산을 장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미 상무부는 TSMC에 66억달러(9조4400억원), 인텔에 78억6600만달러(11조2500억원), 마이크론에 61억6500만달러(8조8000억원)의 보조금을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