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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치 변화와 경제 불확실성이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트럼프 재집권으로 인한 헬스케어 정책에 대한 변화와 생물보안법안 연내 통과 불발, 고환율 등 복합적인 요인들이 국내 기업들의 셈법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23일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미국 의회가 추진하던 생물보안법안의 연내 통과가 무산됐다. 생물보안법안이 국방수권법안(NDAA)에 이어 예산지속결의안에도 포함되지 못해 연내 통과가 불가능해진 것이다.
이 법안은 당초 양당의 지지를 받아 통과 가능성이 높았지만 민주당의 매사추세츠주 짐 맥거번 하원의원과 공화당 켄터키주 랜드 폴 상원의원 등 일부 주요 의원들의 반대와 법안에 규제 대상으로 지명된 중국의 우시앱택·우시바이오로직스·컴플리트지노믹스 등의 기업들의 로비 활동으로 내년으로 연기됐다.
우시바이오로직스는 생물보안법 연내 통과가 불발되자 바로 공장 건설 재개를 발표했다. 앞서 올해 5월 생물보안법안이 하원 상임위원회를 압도적으로 통과하면서 우시바이오로직스는 공장 건설을 일시 중단한다고 밝힌 바 있다.
생물보안법 통과 불발로 인해 국내 CDMO(위탁개발생산) 기업들의 기대 수혜가 지연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 CDMO기업들은 생물보안법 통과를 기대하며 글로벌 영업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섰으며 공장도 증설하는 등 공격적인 시장 공략에 돌입했다.
미국의 헬스케어 정책 방향에 대한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현재 바이든 정부의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약가협상이 유효한 상황에서 트럼프 진영의 뚜렷한 대안은 아직 제시되지 않고 있다. 이전 임기 시 타국가와 유사한 수준으로 약가를 인하하기 위해 서명한 행정명령은 현시점에서 더 이상 추진중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달러 환율이 15년 만에 1450원대를 돌파하며 고환율 현상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올해 초 1300원대를 기록했던 환율은 트럼프의 미 대선 승리 이후 뛰기 시작하더니 미국 통화정책 전환으로 지난 19일 1451원을 넘어섰다.
고환율은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에게 양날의 검으로 작용하고 있다. 의약품과 의료기기를 수출하거나 해외 사업으로 수익을 내는 국내 제약바이오, 의료기기 기업들에게는 긍정적인 영향을 주겠지만 의약품 원료 수입과 글로벌 임상 추진 등을 진행하는 기업들에게는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 관점에서 국내 바이오기업들의 성장 잠재력은 여전히 높게 평가되고 있다. 미국 시장의 불확실성에도 한국 기업들이 주력하는 의약품 분야는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데다 미국이 중국을 압박하는 기조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은 거대한 시장인 만큼 정책 변화에 따른 새로운 기회를 선제적으로 포착해야 한다"라며 "복잡한 국제 정세 속에서는 기업들의 위험 관리와 함께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에 주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