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배터리 3사 [출처=각 사]](https://cdn.ebn.co.kr/news/photo/202501/1647906_660074_3730.jpeg)
배터리 업계가 전기차 캐즘(Chasm, 일시적 수요정체) 장기화로 부진한 실적을 이어가는 가운데 제품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한 수익성 방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 침체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근원적인 경쟁력을 높여 캐즘 현상의 돌파구를 모색하겠단 전략이다.
7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유럽의 전기차 판매는 302만3000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년 대비 1.7% 감소한 수치다.
미국 시장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당초 판매량이 15~20%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지만 현재로서는 8.6% 수준 증가하는 데 그칠 것이 유력한 상황이다.
지난해 전기차 시장의 수요 둔화가 현실화되면서 배터리 업계의 4분기 실적도 빨간불이 켜졌다.
중국 업체들이 막대한 정부 보조금을 업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앞세워 시장 내 영향력을 높여가는 점도 부담 요소다.
삼원계 배터리 비중이 높아 국내 배터리 업계의 '텃밭'으로 불린 유럽에서도 변화의 조짐이 일고 있다. LFP 배터리를 채택하는 완성차 제조사들이 늘면서 중국 업체들의 현지 진출이 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SDI의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26% 감소한 4조2219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279억원으로 63%가량 급감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선 삼성SDI의 4분기 영업이익이 50억원 수준을 기록할 것이란 컨센서스 전망도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역시 부진을 면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4분기 매출 6조7829억원, 영업손실 122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첨단생산제조세액공제(AMPC)가 반영되지 않은 수치인 점을 고려해도 적자를 면하기 힘들 것으로 관측된다.
SK온은 지난해 3분기 창사 이래 첫 분기 흑자를 기록하며 성과를 거뒀지만, 배터리사업의 실적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SK온이 4분기 영업손익 3538억원으로 적자를 거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동공구향과 EV향 수요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 소형전지 실적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유럽 EV 배터리 주요 고객의 강도 높은 재고조정으로 인한 고정비 부담이 확대되고 있다.
배터리 업계는 전기차 전방 수요의 더딘 회복을 제품 포트폴리오 다각화 전략으로 극복하겠단 방침이다.
삼성SDI는 연초 마이크로모빌리티용 46파이 배터리 양산을 계획 중이다. 해당 배터리는 지름이 46㎜로 기존 원통형 배터리보다 에너지 용량과 출력이 향상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에서 에너지저장장치(ESS)용 LFP 배터리 생산을 준비 중이다. 르노에 올해부터 5년간 39GWh 규모의 LFP 배터리를 공급할 예정이다.
SK온은 파우치형에 집중해 온 전략을 대신해 각형 배터리 개발에 힘을 쏟는 모습이다. 이를 두고 현재 고객사들과 양산 시기 등을 조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내 배터리 3사의 배터리 합산 시장 점유율은 전기차 캐즘 영향으로 최근 10%대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1∼11월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사의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합산 시장 점유율은 19.8%를 기록했다.
SNE리서치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IRA 정책 무력화 가능성이 높아지며 전동화 전환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며 "전기차 수요 둔화로 인해 이차전지 업체들의 가동률 또한 하락하고 있으며 유럽과 미국 시장 중심인 한국 3사 점유율은 더욱 낮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미국과 유럽의 견제를 받고 있으나 안정된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초과물량을 신흥국에 확대 판매하며 대응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중국을 제외한 주요 지역들의 성장세가 예상을 하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