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콘퍼런스 '단(DAN) 23'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제공=네이버]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콘퍼런스 '단(DAN) 23'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제공=네이버]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임기 만료를 앞에 두고 있지만 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무엇보다 지난해 네이버는 매출 10조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최 대표 취임 이후 직원들의 근무 만족도도 향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취임 이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주가는 풀어야 할 과제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 대표의 임기는 오는 3월 14일 만료된다. 최 대표는 지난 2022년 3월 14일 이사회에서 선임되며 공식 임기를 시작했다. 

■ 작년 매출 10조 넘으며 사상 최대 실적 낸 듯  

최 대표는 취임 직후 '2026년 연매출 15조원, 글로벌 이용자 수 10억명'을 목표로 제시했다. 목표에 걸맞게 최 대표 취임 이후 네이버는 고속 성장했다. 취임 첫 해인 2022년 매출액은 8조2201억원으로 전년 대비 20.6% 늘었고 영업이익은 1조3047억원으로 1.6% 줄었다. 다음 해인 2023년에는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9조6706억원, 1조4888억원으로 17.7%, 14.1% 증가했다. 

임기 마지막 해인 2024년에는 매출 1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네이버의 지난해 매출액은 10조6508억원으로 전년 대비 10.1% 늘고 영업이익은 1조9656억원으로 32% 급증한 것으로 전망된다. 네이버의 실적이 예상 대로 나오면 창립 이래 처음으로 매출 10조원을 돌파하는 것이다. 

커머스와 콘텐츠 부문의 도약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네이버의 매출 비중은 서치플랫폼이 37%로 제일 크다. 다음으로 커머스(27%), 콘텐츠(17%), 핀테크(14%), 클라우드(5%) 순이다. 

커머스는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 브랜드 스토어가 견조한 실적을 내고 있다. '웹툰'으로 대표되는 콘텐츠 부문은 글로벌 진출과 상장으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최 대표는 취임 이후 네이버웹툰의 지분 100%를 보유한 웹툰엔터테인먼트를 미국 나스닥에 상장시켰다. 상장으로 조달한 자금을 북미 시장의 사업 확대를 쓸 계획이다.  

■ 향후 6년 AI 투자 위원장은 "나"

네이버의 인공지능(AI) 장기투자 계획도 최 대표의 연임 가능성을 밝게 해주고 있다. 네이버는 작년 11월 콘퍼런스 '단'을 열고 6년간 1조원 규모의 '임팩트 펀드'를 조성해 AI 생태계에 투자하기로 했다. 최 대표는 이를 이끄는 임팩트 위원회 위원장에 대한 질문에 "위원장은 당연히 제가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향후 6넌간의 장기투자를 본인이 책임지겠다는 것은 연임에 대한 자신감으로 해석된다. 

■  소통의 리더십·근무 만족도 향상 

실적뿐만 아니라 최 대표는 직원들의 근무 만족도도 향상시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 대표는 취임 첫 해인 2022년 7월부터 유연 근무제인 '커넥티드워크'를 도입했다. 이 제도는 시간뿐만 아니라 업무 공간도 직원들이 자율적으로 선택해 업무에 몰입할 수 있는 제도다. 

월평균 주 3회를 출근하는 '타입 O(Type O)'와 전면 원격근무를 하는 '타입 R(Type R)'로 구성돼 있다. 원칙적으로 어디에서든 자유롭게 근무가 가능하다. 워케이션을 갈 수도 있고 네이버 연수원이 있는 춘천이나 네이버 사무실이 있는 도쿄에서 근무할 수도 있다. 

또한 최 대표는 '소통의 리더십'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처음 사회 생활을 시작한 게 네이버 홍보, 마케팅이었던 만큼 직원들의 얘기에 귀기울인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적 발표가 있는 날에는 콘퍼런스콜을 마치고 직원들과 소통하는 '컴패니언 데이'를 열고 이야기를 나눈다. 

이러한 최 대표의 행보는 그의 취임 직전 불거졌던 네이버의 사건들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1년 한 네이버 직원은 '상사의 갑질과 사측의 방관'을 호소하며 극단적 선택을 했다. 또한 네이버는 연장근로 한도 위반 등으로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이에 한성숙 전 대표가 2021년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사과하기도 했다. 네이버가 2021년 연말 최 대표를  신임 대표에 내정한 것은 쇄신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최 대표가 인품이 좋으신 분이고 직원들과 소통도 잘한다는 얘기가 나온다"며 "특히 커넥티드워크 반응이 좋은데 제도 정착으로 젊은 직원들은 굳이 회사 근처가 아니라 전세값이나 집값이 싼 지역에 거주지를 마련하고 유연 근무를 할 수 있게 됐다. 6개월에 한 번 근무 타입을 고를 수 있어 상황에 따라 맞출 수도 있다"고 말했다. 

■ 42% 떨어진 주가는 어째 

다만, 최 대표 취임 이후 하향세인 주가는 연임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네이버 주가는 최 대표 취임 전인 2022년 1월 14일 35만2500원을 기록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줄곧 떨어져 15만~20만원 초반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날 종가는 20만4000원으로 3년 전보다 42.1% 떨어졌다. 

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네이버의 탄력적인 재평가를 위해서는 커머스 거래액의 반등과 글로벌 성장 동력 확보가 필요하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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