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북권 재개발 최대어'로 꼽히는 한남4구역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업계 1·2위인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수주경쟁이 끝을 향해가고 있다. 막판까지 금융혜택, 조경, 공사비 등 양사의 출혈 경쟁이 극에 달하며,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가운데 곧 조합원들의 최종 선택이 시작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18일 열리는 한남4구역 재개발 조합원 총회에서 시공사가 최종 선정된다. 최종 후보로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2파전으로 압축된 가운데 이들은 이번 재개발 사업 수주를 위해 지난달 23일 조합원 대상 1차 합동설명회를 개최했으며, 24일 용산구청 인근에 각각 홍보관을 열었다. 이어 이달 4일과 11일 각각 2, 3차 합동설명회를 가졌다.
한남4구역 재개발 사업은 용산구 보광동 360번지 일원에 지하 4층~지상 22층, 51개동, 2331가구 규모의 대단위 아파트 단지를 조성하는 대형 프로젝트로, 공사비가 3.3㎡당 940만원 수준으로 총 1조5723억원에 달한다.
올해 첫 조 단위 도시재정비 사업인 데다 7조원 규모에 이르는 압구정 재건축 시공사 선정의 전초전(前哨戰)이라는 점에서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사활을 걸고 이번 한남4구역 시공사 선정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들은 각각 조합원 표심을 잡기 위해 '파격'에 가까운 조건들을 잇따라 제시하고 있다.
먼저 공사비에 있어 삼성물산은 공사비 1조5695억원, 3.3㎥ 평당 938.3만원의 공사비를 제시했으며 물가인상분 314억원을 자체 부담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현대건설은 1조4855억원, 3.3㎥ 평당 881만원의 공사비를 제시해 조합이 예정한 공사비(평당 940만원) 대비 868억원을 절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조합원 1인당 부담금을 7200만원 절감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금융혜택에 있어선 삼성물산이 기준금리(CD)+0.78% 고정금리로 필수사업비나 사업촉진비를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 없이 3조원 이상 책임조달한다는 점을 제시했다. 추가 분양수입은 1583억원으로, 조합원당 2억5000만원씩 조합에 총 2900억원의 추가이익을 약속했다.
현대건설은 CD+0.1%로 책임조달하고 추가분은 현대건설이 부담키로 했다. 분양수입 측면에서 366억원이 더 유리하고, 미분양이 발생할 경우 아파트·상가 대물인수를 확약했다. 이를 통해 조합원이 1억9000만원의 분담금을 절감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이에 조합원은 공사비 측면에선 현대건설에, 이주비나 분담금 측면에서 삼성물산 조건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관 경쟁도 뜨겁다. 현대건설은 한강변 최대 길이인 300m의 더블 스카이 브릿지와 인피니티 풀 등 블록마다 상징적인 스카이 커뮤니티를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또 황금마차 조각, 단차 5m 규모의 계단식 물길 같은 볼거리 외에 산책로 주변에 엘리베이터 19대, 에스컬레이터 9대를 배치해 주민 편의를 극대화한다는 구상이다.
삼성물산은 나선 모양의 원형 주동 구조로 한강 조망권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또 서울시청 잔디광장의 6배 규모, 111가지 종류, 175개의 프로그램을 갖춘 커뮤니티를 조성할 계획으로 세부적으로는 단지의 중심인 32블록에 약 4000평 규모의 센트럴 커뮤니티를 조성한다. 커뮤니티 층고는 기존 단지보다 수미터 높은 11.6m(아파트 3개층 해당)에 달한다.
시공을 넘어 스마트홈 신기술 도입 경쟁도 시작됐다. 삼성물산은 자사가 개발한 차세대 주거생활 플랫폼 '홈닉'을 한남4구역에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홈닉은 관리비 확인, 설문조사, 입주자대표회의 소통 기능 등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또 사물인터넷(IoT) 제어, 커뮤니티 시설 예약, 방문차량 등록 등 다양한 편의기능이 적용됐다.
현대건설은 국내 건설사 최초로 자율주행 로봇 배송 서비스를 한남4구역에 제공할 계획이다. 해당 서비스는 로봇에 무선통신 및 관제시스템과 연동할 뿐만 아니라 엘리베이터 무인 승하차 기능이 탑재됐다는 점이 특징이다. 아울러 △로봇 스스로 엘리베이터를 호출하는 무인 자동 콜 기능 △목적층 취소 상황 발생 시 재 호출 기능 △엘리베이터 정원 초과 범위 판단 기능 등이 적용됐다.
업계 최고의 입주 조건에 신기술 경쟁까지 이어지자, 조합원은 수주 막바지까지 결정하기가 어려운 모양새다. 이에 조합은 시공사 선정이 결정되는 18일, 양사의 합동홍보설명회를 추가로 개최하기로 했다. 이후 바로 총회를 열고 시공사를 최종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한남4구역에서 공인중개사를 운영하는 A씨는 "현재까지 양측 모두 강점과 약점이 혼재 돼 있어 어느 쪽에 유리함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마지막 합동홍보설명회에서 각사가 얼마나 효과적으로 자신들의 조건을 어필하느냐에 따라 최종 선택이 가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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