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둔화)에도 올해 전기차 시장은 중국 업체를 필두로 한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저가 전기차를 중심으로 한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업체 테슬라 및 래거시 자동차 제조사가 연이어 저가형 모델을 공개하고, 판매 계획을 밝히고 있어서다. 현대차·기아 또한 저가 전기차를 선봬 유럽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전기차 시장 공략에 나설 방침이다.
17일 주요 외신 및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올해 상반기 안으로 저가형 전기차를 출시할 방침이다.
소형 해치백으로 출시될 해당 차량은 가격을 낮추기 위해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모델 3와 모델 Y의 판매량을 빼앗지 않기 위해 주행거리 및 실내 공간에서 확실한 차등을 두고 차량을 연구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델 Q(Model Q)로 알려진 해당 차량의 판매가는 3만달러(4300만원)에서 시작하며, 테슬라는 오는 4월부터 신차 생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해당 신차는 BYD(비야디) 등 중국 브랜드와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020년 당시 '2030년 2000만대 판매'를 목표로 내걸며 2만5000달러 수준의 보급형 전기차 출시를 약속했다.
그러나 전기차 배터리, 전기차 제조 원가 절감에 실패하며 '저가 EV 출시 철수설'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전문가들은 전기차 캐즘 및 중국 업체의 글로벌 진출 가속화가 테슬라의 저가 EV 출시 계획을 앞당겼다고 분석한다.
얼리어답터(남들보다 일찍 신기술 등을 접하길 원하는 소비자)의 전기차 구매가 마무리되면서 전기차 성장률이 둔화하고 있다. 전기차 증가율은 한때 100%를 넘나들었으나, 현재 내연기관차 대비 높은 가격과 전기차 인프라 부족 등 영향으로 성장 속도가 느려졌다.
그 와중에 줄곧 전기차 판매량 1위였던 테슬라는 BYD에 자리를 빼앗겼다. 국가의 전폭적인 보조금 지원 및 규모의 경제(대량 생산을 통한 원가절감)을 이용한 것. 중국 전기차 업체는 여타 제조사보다 저렴하게 전기차를 생산하고 판매할 수 있게 됐다.
탄탄한 내수 경제를 바탕으로 성장한 중국 업체는 해외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BYD를 비롯한 치루이, 상치, 지리 등 브랜드가 세계 곳곳에 자동차 생산 공장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중국 업체와 경쟁을 위한 저가 전기차 출시가 시급한 상황이다.
올해는 특히 유럽 지역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서유럽에서 배출가스 규제를 대폭 강화하면서, 친환경차 구매가 강제될 것이기 때문이다.
EV volume 등 전망에 따르면 서유럽 전기차 시장은 2025년에 전년 대비 20%가량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BYD는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아토3'에 이어 또다른 소형 SUV '아토2'를 유럽에 투입할 예정이다. 해당 모델 역시 3만달러~3만5000달러 사이 가격으로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기아도 본격적으로 유럽 전기차 시장 문을 두드린다. 우선 현대차는 캐스퍼 일랙트릭 출시를 확정했다. 유럽에서는 인스터(INSTER)라는 이름으로 판매될 예정으로, 1회 주행 가능 거리가 360km(WLTP 기준)라 유럽인들이 데일리카로 활용하기에 부족함이 없다는 평이다.
기아는 지난해 국내에서 첫 선을 보인 소형 전기 SUV 'EV3'를 유럽에 본격 출시한다. 605km(WLTP 기준)의 주행 가능 거리를 갖춘 EV3는 회생제동 등을 활용할 시 최대 773km까지 주행할 수 있으며, 그럼에도 가격대는 3만5000달러~5만달러로 측정한다는 방침이다.
이외 래거시 자동차 제조사들도 소형 전기차 신차를 잇달아 선보인다. 전통 강자 폭스바겐은 지난 2019년 출시한 유럽 베스트셀러 'ID.3'와 디자인과 품질을 개선한 '완전변경' 모델을 선보인다. 유럽 무대에서 호평을 얻은 볼보의 'EX30', 르노의 '세닉 5 E-Tech 일렉트릭 등도 경쟁을 이어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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