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제공=픽사베이]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제공=픽사베이]

기아가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에 피해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정책으로 미국으로 수출해 판매하는 차종의 현지 판매가격 인상이 불가피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은 ‘관세는 가장 아름다운 단어’라 표현하면서 모든 국가와 모든 제품에 대한 관세인상을 예고했다. 특히 주변국인 캐나다와 멕시코에게도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멕시코와 캐나다 국경을 통한 마약과 범죄자 유입 문제를 거론하면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것이다.

기아는 멕시코 북부 몬터레이 지역에 생산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멕시코 공장 전체 생산량 중 92%가 북미로 수출된다. 나머지 물량은 멕시코와 남미로 판매된다. 주력 차종은 준중형 세단으로 K3의 신형 모델인 K4의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올해는 EV3도 생산해 수출할 예정이다.


기아 멕시코 공장[제공=기아]
기아 멕시코 공장[제공=기아]

저렴한 인건비, 무관세, 글로벌 완성차 멕시코로 이동

기아의 멕시코 공장 설립은 북미 시장을 노린 전초기지 성격이 강하다. 멕시코는 미국보다 인건비가 저렴하면서도 미국과 인접해 수출이 유리하다. 여기에 미국, 멕시코, 캐나다 3국의 유럽연합 출범에 대응해 1992년 맺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 주요 배경이 됐다.

트럼프 당선인은 1기 행정부 당시 NAFTA에 중국과의 자유무역협정을 금지한다는 조항을 포함한 USMCA(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을 공표하기도 했다.

멕시코에 완성차 생산공장을 설립하면, 저렴한 인건비로 자동차를 생산해 무관세로 전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에 수출해 판매할 수 있게 됐었다. 완성차업체에게 멕시코는 이른바 ‘기회의 땅’이었다.

미국의 완성차 브랜드도 멕시코로 생산공장을 옮겼다. 제너럴모터스(GM)·포드·스텔란티스 등 미국 완성차업체 3사도 멕시코에 생산공장을 설립하고 다양한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다. 주로 SUV(스포츠유틸리티차)와 픽업트럭을 생산한다. 특히 GM과 스텔란티스의 경우 미국 판매 픽업트럭의 55%를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수입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기아 멕시코 공장[제공=기아]
기아 멕시코 공장[제공=기아]

트럼프 정부, 멕시코 생산 ‘中 전기차’ 막을 것

미국 정부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왔다. 앞서 바이든 정부도 중국의 전기차를 견제했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이어 중국산 전기차에 100%의 관세를 부과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대선 과정에서 중국 전기차의 미국 우회 수출 가능성을 거론하며 최대 1000%의 관세를 매기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실제 중국 전기차 기업들은 미국의 관세를 회피하기 위해 멕시코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우회로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을 실행 중이다. 중국 자동차 업체인 BYD(비야디)는 멕시코에 전기차 생산공장을 짓기 위해 3곳 지역을 물색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트럼프 2기 정부가 실제 멕시코에 관세를 물릴 경우 미국에서 판매되는 자동차 가격은 약 3000달러(약 440만원) 오르게 된다. 완성차업체에게는 판매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업계는 기아뿐만 아니라 글로벌 완성차업체 대부분이 트럼프 2기 정부의 관세정책에 노출된 만큼 경쟁력 강화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조언한다.

기아는 멕시코 현지 공장의 우려 사항 대해 직접적인 답변을 피했다. 기아 관계자는 “지난해 K4 출시 등으로 미국 시장에서 연간 판매 10만대를 돌파했다”며 “앞으로도 세단, SUV, 해치백 등 확장된 라인업을 기반으로 북미 소비자의 선택 폭을 넓혀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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