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제공=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제공=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분야를 가리지 않고 글로벌 합종연횡 속도를 높이고 있다. 최근에는 완성차 라이벌 제너럴 모터스(GM)에 이어 인공지능(AI)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와도 맞손을 잡으며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모습이다.

정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혁신을 위해서라면 때론 경쟁자와 협력도 필요하다면서, 우리가 추구하는 것을 함께 만들어 나갈 수 있다고 했다. 정 회장의 경영 방침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앞으로도 다양한 글로벌 기업과 협력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13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엔비디아와 모빌리티 혁신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현대차그룹은 제조를 비롯한 다양한 영역에서 엔비디아의 하드웨어 및 AI 개발 툴을 활용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엔비디아의 가속 컴퓨팅 하드웨어와 생성형 AI 개발 툴을 활용해 AI 모델이 향후 데이터를 안전하게 학습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한다. 또한, 엔비디아 로보틱스 플랫폼 '아이작(Isaac)' AI 기반의 로봇을 개발하고, 로봇 학습에 필요한 가상환경 구축도 협력한다.

제조 공정에서는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해 가상환경에서 신축 공장 구축 및 운영 과정을 시뮬레이션한다. 신축 공장의 제조 효율성과 품질 향상, 비용 절감 등을 미리 분석한다.

결과적으로 엔비디아와의 협력으로 AI 부문을 강화해 SDV(소프트웨어 중심 차량), 로보틱스 등 핵심 모빌리티 솔루션을 더욱 지능화한다는 방침이다. 

자동차가 단순 이동수단에서 하나의 전자제품으로 진화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현대차그룹 역시 차량에 최적의 AI 모델을 도입해 소비자 편의 향상을 노릴 것으로 전망한다. 

최근 전동화 전환에 따라 내연기관 부품 수는 줄되, 각종 전자기기 및 전동화 부품이 적용이 늘고 있다. 게다가, 중국 자동차 업체가 1000만~2000만원대 전기차로 글로벌 시장 진출을 노린다.

기존 내연기관차 조립 방식을 넘어서는 제조 혁신 및 원가 절감 방안이 완성차 업계 화두로 떠오른 상황이다. 정 회장이 경쟁사와 협력도 마다하지 않는 이유다.

정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올해는 글로벌 비즈니스 환경이 급변하고 있으며, 소비자 우위 시장과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둔화)이 일상화하고, 신흥 경쟁사들의 기술 발전 및 도전도 심화했다"며 "새로운 각오가 필요한 시기다. 혁신을 위해서는 핵심 분야에 과감히 투자하며, 때로는 경쟁자와 협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경쟁사인 현대차그룹과 GM이 맞손을 잡았다. 생산 비용 절감 등을 위한 최종 조율을 이어가고 있는 것. 

지난 2023년 기준 글로벌 완성차 판매량 3, 6위를 차지한 두 기업은 ▲전분야 파워트레인(동력 전달 방식) 공동 연구개발 ▲제품 생산 ▲기초 소재 연구 및 활용 등 크게 6개의 분야를 협력하기로 결정하고,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합종연횡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세계 최대 이커머스 기업 아마존, 구글의 자율주행기업 웨이모 등과 MOU(업무협약)를 체결했다. 

현대차는 최근 아마존을 통해 자동차 판매를 개시했다. 완성차 제조사가 아마존을 통해 자동차를 판매하는 건 업계 최초다. 주 소비층이 중장년층에서 젊은 층으로 이동하면서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 속도도 빨라졌다. 이에 현대차그룹도 소비자 접근성을 높여 판매를 촉진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웨이모에는 현대차의 '아이오닉 5'을 개조한 로보택시(무인 자율주행 차량)를 공급하기로 했다. 이르면 올해 말부터는 웨이모의 6세대 완전 기술이 적용된 아이오닉 5 로보택시가 미국 도로를 달릴 예정이다.

향후 자율주행차 시장은 2040년 400만대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차세대 친환경 연료인 수소 협업 가능성도 꾸준히 논의된다. 수소는 지구 어디서나 구할 수 있는 에너지원이지만, 연구개발 및 인프라 구축을 위한 초기 설비 투자가 필요하다.

현대차그룹은 토요타그룹, GM 등 다양한 기업과 수소 인프라 구축 및 연구개발을 위한 논의를 물 밑에서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신년회에서 "현대차그룹은 향후 토요타 등 다양한 기업과 협업을 논의하며 경쟁력을 갖춰나갈 것"이라면서 "(그룹) 성장에 도움이 된다면 빅테크 기업 등 경계를 가리지 않고 (협업을) 지속해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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