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2.0 시대 개막을 앞두고 국내 건설사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른바 '트럼피즘(trumpism·트럼프주의)' 강화에 따라 원자잿값 상승, 미·중 무역분쟁 재점화 등 업계 내 전망이 긍정보단 부정에 가까워서다.
특히 '제2의 수주 텃밭'으로 떠오른 태평양·북미 지역의 수주액이 급감할 것으로 점쳐지면서 그 우려의 깊이는 더욱 깊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2.0 시대의 압력이 집권 1기 행정부보다 강력할 것으로 짐작된다"며 국내 건설업계 내에 커다란 변화를 짐작했다.
20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국내 건설산업의 환경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더욱 어두울 것으로 예상된다. 공사비 상승세가 이어지고 공공건설시장 물량 감소 등의 여파로 업계 전망이 부정적에 가까워서다.
보고서는 특히 지난 3년간 계속된 공사비 인상이 올해도 안정될 가능성이 낮다고 분석했다.
정부가 공사비 안정화를 위해 다양한 보완책을 발표했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원자재 가격의 불안정이 지속되고 있어 그 효과를 발휘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바라봐서다.
현재 국내에서 진행 중인 여러 건설 프로젝트에서도 이러한 공사비 상승이 반영되고 있는 게 보고서의 분석을 뒷받침한다.
그러면서 보고서는 미국 신행정부 출범과 '트럼피즘' 강화가 국내 건설산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글로벌 경제 성장 둔화와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정책 가속화가 세계 공급망의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어서다.
이규은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트럼프 정부의 대외정책 등의 대외여건을 감안할 때, 원자재 가격 인상과 글로벌 공급망 애로에 따른 수급 불안정 가능성은 큰 상황"이라며 "여전히 공사비 상승요인이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고 얘기했다.
이 부연구위원은 "공사비 상승요인이 여전하다는 점에서, 건설공사비의 안정화를 위한 효과적인 정책의 추진이 다른 어느 때 보다 필요한 상황"이라고 조언했다.

이러한 가운데 일각에선 해외수주시장에도 '적색불'이 켜졌다며 불안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제2의 수주 텃밭'으로 떠오른 태평양·북미 지역의 수주액이 급감할 것으로 점쳐져서다.
실제 도널드 트럼프 집권 1기 시절과 45대 버락 오바마, 46대 조 바이든 집권시기를 대조하면 해외시장에서의 수주액은 확연한 차이를 나타냈다.
세부적으로 도널드 트럼프 집권 1기 시절(2017~2021년)에는 태평양·북미 수주액이 27억달러에 불과했지만, 45대 버락 오바마 집권시기에는 1기 84억달러·2기 144억달러를 기록했다. 이어 46대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는 234억달러의 수주액을 달성했다.
해외 건설업 종사자 A씨는 "우크라이나 재건사업비가 5000억달러에 달한다는 얘기가 들린다. 국내 기업은 긍정적으로 보고 있어 향후 기대감이 높다"면서도 "태평양·북미 지역의 수주액은 감소할 수 밖에 없을 것"이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