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이천 공장. [제공=EBN] 
SK하이닉스 이천 공장. [제공=EBN] 

고대역폭메모리(HBM)에 힘입어 지난해 4분기와 연간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을 낸 SK하이닉스의 성장세가 무섭다. 

올 하반기 일반 서버 수요 회복과 인공지능(AI) 반도체 고객사의 본격 제품 출하로 올해 연간 영업이익이 30조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매출액 66조1930억원, 영업이익 23조4673억원, 순이익 19조7969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은 각각 35%, 30%를 달성했다.

이로써 SK하이닉스는 지난 2018년 기록했던 역대 최대 실적 기록을 경신, 창사 이래 최대 실적 역사를 쓴 것이다. 매출은 기존 최고였던 2022년보다 21조원 이상 높은 실적을 달성했고, 영업이익도 메모리 초 호황기였던 2018년의 성과를 넘어섰다.

SK하이닉스는 "AI 메모리 반도체 수요 강세가 두드러진 가운데 업계 선두의 HBM 기술력과 수익성 중심의 경영을 통해 사상 최고의 실적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회사 측은 열린 2024년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HBM 매출은 전년 대비 10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주문형 반도체(ASIC) 기반 고객 수요도 의미있게 증가함에 따라 고객 기반이 확대될 것이라고 본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가장 수익성이 높은 HBM3E(5세대 HBM) 12단 제품 공급이 올해 상반기 출하량의 5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올해도 SK하이닉스가 HBM 시장을 주도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올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제공=SK하이닉스]
[제공=SK하이닉스]

지난해 HBM3E 12단을 메모리 반도체 기업 중 가장 빠르게 엔비디아에 납품한 데 이어, 올해도 6세대 HBM(HBM4) 등 차세대 HBM 제품을 경쟁사보다 먼저 시장에 공급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은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와 관련 3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서승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B2C 수요 약세에도 HBM 시장 내 우위로 경쟁사 대비 실적 선방 중"이라며 "안정적인 1bnm(10나노급 5세대) 생산성으로 HBM4에서도 시장을 선도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보수적인 설비투자 기조 속 하반기 일반 서버 수요 회복과 AI 반도체 고객사들의 본격적인 제품 출하로 실적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SK하이닉스는 수익성이 높은 HBM 중심으로 생산을 늘리고 올해 상반기 중 내년도 HBM 물량 계약도 마무리해 AI 메모리 시장 1위 지위를 공고히 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침체에 빠진 범용 메모리 비중을 크게 줄이고 수요가 폭증하는 HBM에 역량을 집중, 경쟁사들과 격차를 더 벌리겠다는 전략도 새로 짰다.

이에 전체 D램에서 DDR4 및 LPDDR4 매출 비중은 지난해 20% 수준에서 올해는 한 자릿수로 많이 축소될 전망이다. 지난해부터 범용 생산라인 일부를 고부가 제품용으로 전환하는 작업에 한창이고 올해는 이 같은 작업에 더 투자하고 속도를 낸다는 복안이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올해 투자를 HBM과 청주 M15X 공장과 용인 팹 등 인프라에 먼저 집행할 계획이다. 

김우현 SK하이닉스 부사장(CFO)은 "고부가가치 제품 매출 비중을 크게 늘리면서 시황 조정기에도 과거 대비 안정적인 매출과 이익을 달성할 수 있는 사업 체질을 갖췄다"며 "앞으로도 수익성이 확보된 제품 위주로 투자를 이어간다는 원칙을 유지하면서 시장 상황 변화에 맞춰 유연하게 투자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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