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당국의 우리금융그룹 검사 결과 발표가 임박했다. 결과에 따라 보험사 인수와 우리투자증권의 본격적인 출범 등 비은행 계열사 가동에 영향이 큰 만큼 전 금융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우리금융, KB금융지주, NH금융지주, 신한금융 지주 등에 대한 지난해 검사 결과를 다음 달 4일 공개한다. 금융사고 등 내부통제 관련 사항부터 자본 비율, 자산 건전성, 리스크 관리 관련 사항에 대해 발표한다.
여러 금융지주 중 가장 관심이 집중되는 사안은 우리금융 검사 결과다. 지난해 우리금융그룹은 손태승 전 회장의 부당대출 관련으로 5개월여 간 당국의 검사를 받았다. 당초 지난해 12월 검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비상계엄 사태로 인한 후폭풍으로 올해 초로 한 차례 연기한 데 이어 2월 초로 다시 미뤄졌다.
특히 이번 검사 결과에서 도출되는 경영실태평가 등급에 따라 우리금융이 추진 중인 동양·ABL생명 인수·합병 관련 금융당국 인가 승인이 좌우될 수 있다. 검사 결과가 은행권 뿐 아니라 보험업계, M&A 업계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하다.
우리금융지주는 금융당국에 동양생명·ABL생명보험 인수 승인 신청서를 이달 중순 제출했다. 당국은 본격적인 승인 심사에 들어갔다. 우리투자증권도 최근 투자매매업 본인가도 신청했다. 출범한지 6개월여만이다. 우리투자증권은 주식중개업무가 가능한 투자중개업 라이센스는 있지만 투자매매업 인가가 없어 IB 업무를 할수 없는 상태였다.
우리투자증권은 지난해 7월 투자매매업 예비인가를 받았지만 본인가가 지연돼 업무 추진에 차질을 겪으면서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나 마찬가지였다. 업계는 당국의 정기검사로 인해 본인가가 지연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부당대출 사건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우리금융그룹 전반에 대한 검한 대대적인 검사로 이어지면서 사실상 영향권에 있었다.
인수 승인 관련 규정에 따르면 금융지주회사와 자회사 등의 경영실태 평가 결과 종합평가 등급이 2등급 이상에 해당해야 한다. 평가 등급에 내부통제 관련 배점이 상향되면서 우리금융은 금융사고 등을 감안할 경우 직전 검사 때 2등급이었던 평가 등급이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나온다. 3등급이 나오게 되면 인수합병이 어렵다는 전망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지난 사례를 보면 예외도 있었다.
우리금융은 부당대출과 그로 인한 당국의 검사 돌입 이후 사후적으로 내부통제 강화와 금융사고 재발 방지 대책을 집중적으로 단행해왔다. 금융사고가 단기 실적 중심의 평가, 한일은행·상업은행으로 나눠지는 계파 문화에서 비롯된다고 보고 전사적인 체질 개선에 나섰다.
그룹 임원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 방지를 위해 '임원 친인척 개인 신용 정보 등록제도'를 시행하고 전 그룹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윤리문화 진단을 지난 20일부터 약 2주간 실시한다. 지난해 말에는 그룹 윤리경영 및 경영진 감찰 전담조직인 '윤리경영실'을 신설했다.
사후 대책 마련이긴 하지만 이 같은 내부통제 강화 방안 등 사태 수습도 정기검사에서 어느 정도 참작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업계 안팎에서는 동양생명 ABL생명 인수는 더디게 나마 최종 완료될 것이라는 진단이 우세하다. 당국이 인수를 승인하지 않아 계약이 원점으로 돌아가면 우리금융그룹은 1500억원에 달하는 위약금을 감당해야 한다. 보험사 매물이 쌓여가는 것도 금융산업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만큼 금감원도 인수 불발의 후폭풍을 감당하기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금융그룹은 보험사 인수 지연으로 이미 유무형의 비용을 감당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동양생명 인수가 무산되면 금융산업 전방위에 대한 영향이 엄청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