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조선업계가 건조한 LNG선 [제공=각사]
한국 조선업계가 건조한 LNG선 [제공=각사]

‘슈퍼 사이클’ 수혜를 누리고 있는 조선업계가 올해도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시장에서 약진을 예상하고 있다. ‘트럼프 효과’로 선박 발주 수요가 탄탄히 유지되고 선가도 우려와 달리 견조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업계는 내다본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오세아니아 지역 선사로부터 LNG운반선 1척을 건조계약을 따내며 올해 마수걸이 수주에 성공했다. 이번 수주는 조선 빅3의 올해 첫 LNG선 수주이기도 하다. 해당 선박은 2027년 6월까지 인도될 예정이다.

LNG선 시장은 미국 트럼프 신행정부의 에너지 수출 정책 변화 및 노후 선박 증가에 따라 올해 발주 수요가 꾸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이어진 카타르에너지 2차 프로젝트가 종료된 이후 대규모 발주 물량은 줄었으나 미국을 비롯해 아프리카, 아시아에서 LNG 선단 확대 수요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

업계가 주시하고 있는 것은 ‘트럼프 특수’다. 지난달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산 LNG 수입 확대 및 관련 인프라 투자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에 막혔던 LNG 프로젝트의 최종투자결정(FID)이 재개될 전망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이달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트럼프 정부의 에너지 수출 확대에 따라 LNG선의 추가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관련 프로젝트들이 가시화됐을 때 임팩트는 굉장히 빠르게 나타날 것”이라면서 “또한 나이지리아, 오만, 앙골라 등 여러 지역의 LNG선 수요도 있다”고 언급했다.

특히 미국발 LNG선 물량의 경우 국내 조선업계로의 집중을 예상해볼 수 있다. 미국과 중국의 글로벌 패권경쟁이 격화하며 조선업 시장의 견제도 거세지고 있어서다. 한국과 중국의 2파전으로 좁혀지는 대형 LNG선 시장에서 국내업체 선호도가 높아질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실제 미국 국방부는 최근 중국의 최대 조선업체인 중국선박공업집단(CSSC)와 산하 조선소를 중국 군사기업 목록에 올렸다. ‘블랙리스트’에 오른 업체에는 미국 기업과의 거래가 금지되고 재무부 제재 압박도 가해질 수 있다.

보합세를 이어가던 신조선가도 발주 확대에 따라 개선 흐름을 기대해볼 수 있다. 영국 조선 해운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LNG선 가격은 지난달 말 기준 2억 6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9월 2억6150만달러보다 소폭 하락했다.

업계는 연말 일부 납기분 소진을 위한 할인효과에 따라 일시적인 선가 하락이 나타난 걸로 보고 있다. 이에 향후 2028년 주요 납기 프로젝트 수요와 슬롯 상황을 고려해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영업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LNG선 운임이 최근 약세를 보이고 지난해 조선사들의 연말 잔여 납기분 처분으로 선박 가격이 다소 약세를 보였으나 여전히 신조 가격은 견조하다”면서 “환율 효과를 감안하면 가격 상승효과도 볼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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