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항에 정박해 있는 HMM 컨테이너선 [제공=HMM]
▶ 부산항에 정박해 있는 HMM 컨테이너선 [제공=HMM]

국내 주요 해운사들이 지난해 글로벌 해운 시장의 고운임 기조 속에 견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해운 시장은 다양한 불확실성에 직면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각사는 친환경 선박 도입, 신규 시장 개척,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등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대 해운사인 HMM은 지난해 3조5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코로나 팬데믹 이후 역대급 실적을 다시 썼다.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11조7002억 원, 영업이익은 3조512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39.3%, 영업이익은 500.7%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률은 30%에 달했다. 

지난해 해운 시장은 홍해 사태와 미·중 관세전쟁에 대비한 물동량 증가 등의 요인으로 전 노선에서 운임이 급등했다. 이를 반영하듯 컨테이너선 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2024년 평균 2506포인트를 기록하며 2023년(1005포인트) 대비 149% 상승했다.

HMM은 이러한 시장 환경을 적극 활용해 수익성을 극대화했다. 1만3000TEU급 신조 컨테이너선 12척을 도입해 미주 항로에 배치했으며, 멕시코 신규 항로(FLX) 개설을 통해 글로벌 운송 네트워크를 확장했다.

벌크선사인 팬오션은 지난해 연간 기준 매출액 5조1612억원, 영업이익 4712억원을 기록하며 각각 18.3%, 22.1% 성장했다. 대한해운도 지난해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2024년 연결 기준 매출 1조7472억원, 영업이익 3286억원을 냈다. 각각 전년 대비 25%, 31.5% 증가했다. 

벌크 운임 시황의 약세에도 선대 확충으로 이익 체력을 유지했고 컨테이너, LNG 운송 부문이 주력사업을 보완하며 선방하는 실적을 냈다.

다만 올해 해운 시장에는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미국의 보호관세 정책으로 인한 무역 갈등 심화, 글로벌 공급망 재편 가속화, 중동 정세 변화에 따른 수에즈 통항 복귀 등의 리스크가 예상된다. 또한 컨테이너선 공급 과잉과 세계 교역 둔화 가능성으로 업계의 변동성이 확대될 전망이다.  

안도현 하나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따른 물동량 둔화가 우려되나 글로벌 해상 물류망 재편에 따른 운임 상승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도 “수에즈 운하 통항이 재개된다면 공급 증가 효과가 결정적인 하방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운업계는 사업다각화 및 선대 확충을 통해 시황 둔화에 대응한다. HMM은 9000TEU급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9척을 비롯해 차세대 친환경 선박을 적극 도입 중이다. 또 대서양, 인도, 남미 등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장을 중심으로 신규 서비스를 확대해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팬오션은 선대 확보를 지속해 시장 대응력을 높이고 연내 LNG운반선을 추가로 인도받아 신사업 포트폴리오를 탄탄히 할 계획이다. 대한해운 역시 기존 전용선 사업과 더불어 신사업으로 추진 중인 LNG 벙커링(선박 대 선박으로 LNG를 급유하는 작업) 역량을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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