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오션 15만톤급 벌크선 [출처=팬오션]
팬오션 15만톤급 벌크선 [출처=팬오션]

건화물선 운임 시황이 철광석 수요 회복에 힘입어 반등했다. 중국의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글로벌 벌크 시장이 이를 계기로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접어들지 주목된다.  

4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건화물선 운임을 나타내는 발틱운임지수(BDI)는 3일 기준 1276포인트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BDI는 지난 1월 말 700선까지 떨어졌지만, 이후 점진적으로 상승하며 반등 흐름을 보이고 있다.  

운임 회복의 중심에는 철광석 수요 확대가 자리하고 있다. 3월은 계절적으로 철강 소비가 증가하는 시기로, 최근 중국의 철강 수요 개선이 운임 상승을 이끌고 있다.

여기에 오늘 개막하는 중국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兩會)에서 경기 부양책이 발표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시장의 기대감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철광석을 주로 운반하는 대형선 케이프(Capesize) 시장은 최근 운임 급등세가 뚜렷하다. 한국해양진흥공사에 따르면 2월 3주 기준 케이프선 평균 운임은 하루 1만252달러로, 전주 대비 1756달러 상승했다. 이는 중국 철강 생산 증가와 맞물려 철광석 물동량이 크게 늘어난 결과다.  

실제 철광석 가격도 상승세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기준 철광석 가격은 톤당 106.76달러로, 지난해 3분기보다 약 15% 상승했다.  

철강 소비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조강 생산량도 늘고 있다. 중국철강협회(CISA)에 따르면 2월 11~20일 기준 하루 평균 조강 생산량은 273만톤으로, 전월 동기 대비 1.9%,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했다.  

중소형 벌크선 시황도 개선되고 있다. 파나막스(Panamax) 시장은 아시아 지역의 석탄 수요 증가가 지지하고 있다. 3~4월 발전량 증가에 대비한 석탄 물동량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어 중소형 벌크선 시장의 하방 압력을 줄이고 있다.  

다만 미국 걸프 지역의 곡물 수요는 다소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중소형 벌크선 시장의 상승세는 철광석·석탄 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완만한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중국의 연중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정협)가 4일 개막하면서 올해 경제 성장 목표와 경기 부양책 발표 여부가 시장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5% 안팎의 경제 성장 목표를 제시할 것으로 전망하며, 내수를 중심으로 한 본격적인 경기 부양을 예상하고 있다.  특히 건설·철강 산업을 중심으로 한 경기 부양책이 시행될 경우, 철광석 및 건화물 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철광석 소비와 직결되는 중국 철강 시장은 계절적인 철강 수요 증가와 더불어 건설 경기 악화로 부진했던 철근 등 건설향 제품 소비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은 철광석·석탄 중심의 물동량 증가가 당분간 건화물선 시황을 지지할 것으로 관측한다. 이어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이 얼마나 강력하게 나올지가 향후 건화물선 시장의 방향성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케이프선 운임이 80%나 급등하며 시황 반등을 주도하고 있다"며 "지난해 건화물선 시장에서 가장 부진했던 철광석 수요가 되살아나면서 운임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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