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대한해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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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업계가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운임 하락 가능성으로 긴장하고 있다.

중동 정세의 불안정성이 다소 완화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휴전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해운 운임에 하방 압력이 가해지고 있다. 특히 고운임을 지지해온 수에즈 운하 통항이 현실화하면 업계의 실적 둔화가 본격화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가자지구 2단계 휴전 협상을 준비 중이다. 이스라엘은 10일 카타르 도하에 협상단을 파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하마스 역시 휴전 협상 논의에 긍정적인 징후다.

이러한 변화에 따라 수에즈운하청(SCA)은 운하 정상 운영을 위한 준비에 나섰다. 2월 초 이후 47척의 선박이 수에즈운하를 통과하기 위해 항로를 변경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휴전으로 후티 반군의 홍해에서의 선박 공격이 줄어든 결과로 분석된다.

예멘 후티 반군의 홍해 공격으로 인해 항로를 우회해야 했던 주요 선박들이 다시 항로로 복귀하고 있다. 이집트 수에즈운하는 아프리카, 아시아, 유럽을 연결하는 핵심 무역로로, 세계 해상 운송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또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종전을 위한 협상이 급물살을 타면서 탱커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러우 전쟁 이후 원유운반선 등 에너지 운송 시장에 영향이 컸다. 유럽연합(EU)이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제재하면서 원유 시장의 공급망이 변화했기 때문. 유럽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줄이고 중동 및 미국 걸프 지역으로 공급처를 다변화하면서 탱커 운임이 급등했다.

양종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탱커선 시장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높은 운임을 유지했지만, 하반기 이후 중국 등의 석유 수요 둔화로 인해 완만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해운업계는 지정학적 리스크 외에도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따른 영향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은 2025년 컨테이너선 해상 물동량이 2.9%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KMI는 홍해사태 완화 및 교역시장 위축에 따라 2025년 컨테이너선 운임지수가 1600~1900로 가라앉고 운임 하락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이 같은 흐름은 컨테이너선 운임 하락에도 반영되고 있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7일 기준 전주 대비 78.99포인트 하락한 1436.30을 기록했다. SCFI는 8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며 연초 대비 40% 이상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점차 해소되면서 운임이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선사들은 비용 절감 및 수익성 개선을 위한 전략 조정에 나서고 있다.

업계 다수 관계자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어느 정도 완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만큼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운임 하락에 대비한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에즈운하 [출처=연합]
수에즈운하 [출처=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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