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오션 15만톤급 벌크선. [출처=팬오션]](https://cdn.ebn.co.kr/news/photo/202503/1655102_668125_3812.jpeg)
건화물선 운임 시장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중국 '양회(兩會)'에서 발표된 경기부양 규모가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최근 운임 상승흐름을 유지할 수 있을지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철광석 물동량 증가가 단기적으로 운임을 지지하는 가운데 철강 감산 기조와 부동산 부진이 운임 추이에 미칠 영향을 주목해야 한다.
14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건화물선 운임을 나타내는 발틱운임지수(BDI)는 12일 기준 1559포인트를 기록하며 연초 대비 50% 이상 상승했다. 특히 1월 말 700선까지 하락했던 점을 감안하면 가파른 상승흐름이 강조된다. 단기간에 급격한 반등을 이뤘다. 이러한 상승세는 철광석 물동량 증가가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철광석을 주로 운반하는 대형선 케이프사이즈(Capesize) 시장이 운임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한국해양진흥공사에 따르면 3월 1주 기준 케이프사이즈 평균 운임은 하루 1만2404달러로, 전주 대비 4011달러 증가했다. 이는 계절적 철강 소비 증가와 맞물려 나타난 결과다.
그러나 이달 초 중국 양회 이후 철강 수요 전망이 불확실해지면서 해운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난주 열린 중국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에서 중국 당국은 경제성장률 목표를 지난해와 동일한 '5% 안팎'으로 설정하고 내수 진작을 최우선으로 삼아 ‘이구환신’ 정책을 두 배 확대하기로 했다.
해운 시장이 특히 주목한 철강사업의 수요 개선은 다소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양회에서 철강 산업 구조조정이 직접 언급됐기 때문. 당국은 감산 규모를 밝히지 않았지만 연간 5000만톤의 조강 생산이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아울러 철강 소비를 이끌어내고 건설 경기 부진을 해소할 부양책도 부재했다는 평가다.
철강 산업의 부진은 건화물선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철강 감산이 지속될 경우 철광석 및 석탄 물동량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미 중국 철광석 수입 가격은 정책 실망감으로 인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3월 3일 기준 중국 철광석 수입 가격은 톤당 100.98달러로, 전주 대비 5% 하락했다.
다만 철광석 가격 하락과 계절적 철강 소비 회복세가 겹치면서 당분간 철광석 물동량에는 긍정적인 수요 흐름이 예상된다. 중국 철강 시장은 계절 효과로 일부 건설향 제품 소비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곡물 시장도 불안정한 상황이다. 미국과 중국 간 관세전쟁이 지속되면서 미국산 대두 수출이 둔화되고 있다. 특히 최근 중국 정부가 식물 위생 문제를 이유로 미국 곡물 수출업체 3곳의 대두 수입 자격을 정지하면서 중소형 건화물선 시장의 물동량 감소가 우려되고 있다.
동남아 석탄 시장도 부진하다. 인도네시아 석탄의 주요 수입국인 중국과 인도는 자국 내 공급을 우선시하며 해외 수입을 줄이고 있다. 여기에 인도네시아 정부의 석탄 가격 규제 정책이 더해지면서 단기적으로 석탄 물동량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중국 양회 이후 향후 시장에 대한 기대감과 실망이 교차하는 가운데 당분간 운임 시장은 관망세가 예상된다. 운임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향후 중국 정부의 추가 부양책 여부가 벌크 운임의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