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한국기업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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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 건설업계는 소폭의 매출 성장을 기록했지만, 원자재 비용 증가와 미분양 증가로 인한 대손 반영, 일부 건설사의 ‘빅 배스(Big Bath, 대규모 손실 반영)’ 등의 영향으로 수익성이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시장 침체에 따른 운전자본 부담 확대와 선제적 유동성 확보를 위한 차입금 증가 등으로 업계 전반의 재무 안정성이 악화되고 있으며, 2025년 이후 건설사들의 실적 둔화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국기업평가(이하 한기평)에 따르면, 2024년 주요 건설사 15곳의 합산 매출액은 전년 대비 1.5% 증가한 100.2조 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영업이익률은 전년 대비 2.2%p 하락한 0.3%에 그쳐, 원가 부담 증가와 미분양 대손 반영 등이 실적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건축·주택 부문을 중심으로 원가율이 상승했으며, 공사비 상승분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분양가 책정으로 인해 수익성이 크게 감소했다. 여기에 2022년 이후 분양 및 착공이 지연된 프로젝트가 늘어나면서 공사 진행률이 둔화된 것도 건설사들의 매출 성장 둔화와 실적 악화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익 감소와 함께 운전자본 부담이 가중되면서 차입금이 증가하는 모습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2024년 주요 건설사들의 총차입금은 전년 대비 2.1조 원 증가한 25.3조 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차입금 의존도(총차입금/자산총계)는 23.1%로 0.9%p 상승했으며, 부채비율도 175.1%로 9.1%p 증가하는 등 재무구조가 전반적으로 악화되는 흐름을 보였다. ▲분양 선수금 유입 감소, ▲미분양 증가에 따른 현금흐름 악화, ▲건설 원자재 및 노무비 상승 등의 영향이 반영된 결과다. 

특히 미분양 증가로 인해 건설사들의 추가 손실 반영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분양가상한제, 금리 부담 등으로 인해 신규 분양 시장이 위축되면서 예정된 분양 일정이 지연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이로 인해 초기 분양률이 저조한 프로젝트는 추가적인 대손 비용 반영이 불가피한 상황이며, 이는 건설사들의 재무 안정성을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한기평 관계자는 "국내 주택사업 의존도가 높은 건설사들은 미분양 리스크 확대에 따라 추가적인 손실을 반영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미분양 프로젝트의 대손 반영이 본격화되면서 건설사들의 손익에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분양가 상한제, 금리 부담 등으로 인해 신규 분양 시장이 위축되면서 예정된 분양 일정이 지연되는 사례가 늘고 있으며, 초기 분양률이 저조한 프로젝트는 추가적인 대손 비용을 반영해야 하는 상황"이라며,"이는 건설사들의 재무 안정성을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출처= 한국기업평가]
[출처= 한국기업평가]

국내 부동산 시장 침체 속에서 건설사들은 해외 시장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지만, 일부 프로젝트에서 손실이 발생하며 불확실성이 더욱 짙어지는 모습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현대엔지니어링의 인도네시아 발릭파판·사우디 자푸라 프로젝트 손실 반영이다. 이처럼 해외사업 손실 사례가 늘어날 경우, 건설사들의 추가적인 충당금 설정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대부분의 건설사들은 국내 부동산 개발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해외사업 손실이 개별 프로젝트 차원에서 관리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대규모 손실이 한 건만 발생해도 재무건전성에 큰 타격을 줄 수 있어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기평은 2025년 건설업계가 직면할 가장 큰 도전으로 ‘현금흐름 관리’와 ‘수익성 유지’를 꼽았다. 한기평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이어진 부동산 경기 침체와 건설비 상승으로 인해 건설사들의 수익성이 저하되는 상황”이라며, “이제는 단순한 매출 성장보다는 수익성 확보와 리스크 관리가 더욱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금흐름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도 원가 부담을 줄이고, 무리한 해외사업 확장을 지양하는 전략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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