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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이 현금흐름 개선과 첨단소재 가동이라는 투트랙 전략을 앞세워 체질 개선에 고삐를 당기고 있다. 지난해 11월 롯데 화학군의 구원투수로 투입된 이영준 사장의 주도 아래 자산 경량화를 진행하고 기초화학에 집중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첨단소재 분야로 확장하면서 장기 경쟁력 제고에 힘을 쏟고 있다.
10일 화학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지난 6일 인도네시아 자회사인 LCI(PT Lotte Chemical Indonesia) 지분 25%에 대한 주가수익스왑(PRS) 계약을 체결하고 6500억원을 조달했다고 밝혔다. PRS는 기업이 자본 조달을 위해 활용하는 금융 기법으로 계약 만기 시 주가가 기준가보다 낮거나 높으면 서로 차익을 물어주는 파생상품이다.
LCI는 2016년 인도네시아 내 에틸렌 100만톤(t) 규모 석유화학공장 건설을 위해 설립된 회사로 연내 상업 생산을 계획 중이다. 롯데케미칼은 이번 계약으로 확보한 자금을 차입금 상환에 사용할 계획이다.
롯데케미칼은 그동안 그룹의 핵심 계열사로서 캐시카우(현금 창출) 역할을 맡아왔다. 다만 최근 글로벌 석유화학 업황 침체로 3년 연속 적자를 내는 등 어려움을 겪어왔다.
역대급 업황 악화로 실적 부진이 이어지자 현금 흐름이 악화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총차입금은 약11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조4000억원가량 늘어난 반면 같은 기간 현금성자산은 1조원가량 줄면서 순차입금 규모는 7조3000억원 수준까지 늘었다. 2022년 이후 실적이 하락세로 접어든 데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인수(2조7000억원), 인도네시아 NCC 건설(LINE, 약 5조원) 등으로 자금 부족 기조가 이어지면서 재무부담이 커졌다.
결국 롯데케미칼은 지난 7월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올해까지 자산 경량화를 통해 2조3000억원 규모의 현금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실제로 최근 국내외 비핵심 자산을 적극 매각 중이다. 지난해 10월 말레이시아 합성고무 생산회사 LUSR을 청산하기로 결정한 데 이어 지난달 파키스탄 고순도테레프탈산(PTA) 자회사 LCPL을 매각하기로 했다.
롯데케미칼이 2009년 약 147억원에 인수한 LCPL은 고순도테레프탈산(PTA)을 생산·판매하는 회사로 지난해 매출 5320억원, 영업이익 198억원을 기록했다. 롯데케미칼은 상반기 안에 거래를 종결하고 약 979억원을 확보해 파키스탄의 구제 금융과 환율 변동성 등 리스크에서 벗어날 계획이다.
롯데케미칼은 "다양한 방법으로 안정적인 자금조달을 진행하고, 신규 투자는 보수적 관점에서 재검토하는 등 재무건전성 확보를 최우선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자산 매각에 따른 현금 유입만의 방식만으로는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데 한계가 뚜렷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을 'A1'으로 책정하며 "자산 매각을 통한 일시적 현금 유입이 단기적인 유동성 확보에는 도움이 되지만 실질적인 재무구조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고 진단했다.
![롯데케미칼 2024년 3분기 IR 자료 [출처=롯데케미칼]](https://cdn.ebn.co.kr/news/photo/202503/1654524_667437_3057.jpg)
■ 첨단소재 가동률 상승은 긍정적…장기 경쟁력 제고 속도
롯데케미칼이 범용 석유화학 비중을 줄이고 정밀화학과 비화학 신규 사업 육성에 속도를 내는 점도 주목할 만한 요소다. 고부가합성수지(ABS)와 폴리카보네이트(PC) 등 기능성 첨단소재 사업을 확장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동시에 고부가가치를 이끌어 낼 신성장 사업을 고도화하겠단 계획이다.
앞서 롯데케미칼은 기초화학 부문 매출 비중을 2023년 기준 60%에서 2030년까지 30% 이하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내건 바 있다.
현재까지는 기초화학 라인의 가동률을 줄이는 대신 첨단소재 부문의 가동률을 높이는 데 성공한 모습이다. 일예로 첨단소재 ABS 가동률은 2023년 말 79.8% 수준에서 지난해 3분기 85.5%까지 끌어올렸다. 같은 기간 PC 라인 가동률은 97.1%에서 98.7%, 인조대리석은 84.2%에서 86%까지 상승했다.
반면 NC(나프타 크래커)의 경우 지난해 말 가동률 87.8%에서 지난 3분기 81.8%로 하락했고, BTX(벤젠, 톨루엔, 자일렌)는 70%에서 56.6%까지 떨어졌다. 외에도 △PIA(고순도 이소프탈산) 85.5%→73.2% △PE(폴리에틸렌) 93.4%→90.2% △PP(폴리프로필렌) 92.2%→89.1% △PET(페트) 69.7%→50.2% 등의 라인 가동률이 떨어졌다.
롯데케미칼의 체질 개선 노력을 두고 긍정적인 평가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투자판단 기준은 업황 턴어라운드보다 업체별 구조조정 성과에 맞출 것을 권유한다"며 "화학 공급과잉은 구조적인 리스크지만 단기적으로 롯데케미칼의 재무 건전성과 불황에 대한 체질개선 노력에 대해서는 재평가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동사는 범용 석유화학(석화) 사업 비중을 30% 아래로 낮출 계획"이라며 "기초소재에서 과거와 같은 호황 모멘텀을 기대하기 어려워 고부가 첨단소재·정밀화학 사업 확대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국신용평가 역시 "(롯데케미칼은) 현재 범용 석유화학 비중을 축소하는 방향의 사업 재편을 진행하고 있다"며 "경영 합리화, 비용 절감 등을 통해 손실폭은 점차 축소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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