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대한상의]](https://cdn.ebn.co.kr/news/photo/202503/1656127_669321_2753.jpg)
경제계가 최근 주주행동주의의 변화를 분석,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경영권 방어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봤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주주행동주의 변화와 시사점 연구' 보고서에서 "소액주주들이 주주행동 플랫폼을 통해 힘을 모으는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기존 기관투자자 중심에서 개인투자자 중심으로 주주행동주의가 변화하고 있다"고 24일 밝혔다.
보고서는 이러한 변화가 주주권익 강화라는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으나, 기업의 경영권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며 차등의결권이나 포이즌필 등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경영권 방어제도의 도입을 강조했다.
■소액주주, 주주행동주의의 중심으로
보고서는 지난 10년간 주주제안 사례를 분석하며 국내 주주행동주의의 변화를 면밀히 관찰했다. 2015년부터 2024년까지 총 453회에 걸쳐 상정된 1993건의 주주제안을 살펴본 결과, 소액주주 및 소액주주연대의 제안 건수는 2015년 33건에서 2024년 73건으로 2.2배 증가했다. 특히 2023년에는 204건으로 2015년 대비 6.2배 급증하며 정점을 찍었다.
전체 주주제안 건수 역시 꾸준히 증가해 2015년 122건에서 2023년 363건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다만 2024년에는 소폭 감소했는데, 이는 기업들이 소액주주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밸류업 정책을 통해 선제적으로 대응한 결과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K-주주행동주의의 세 가지 유형
대한상의는 국내 주주행동주의를 △수익강화형 △이념개입형 △경영권인수형 등 세 가지로 분류했다.
수익강화형은 배당 확대, 이사회 독립성 강화 등 주주가치 극대화를 목표로 하지만, 단기 이익에 초점을 맞춰 장기적 경영 안정성을 훼손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념개입형은 ESG, 기업민주화 등 이념적·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며 시민단체와 협력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경영 개입이 지나칠 경우 오히려 주주가치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보았다. 경영권인수형의 경우 글로벌 사모펀드(PEF) 등이 경영권 확보를 목적으로 하며, 이는 기업가치 제고에 기여할 수 있으나, 국가 기간산업이나 핵심기술의 해외 유출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소액주주 지분율, 경영권에 미치는 영향
DART 전자공시시스템 자료를 바탕으로 국내 상장사 200개사의 소액주주와 최대주주 지분율을 분석한 결과, 소액주주 평균 지분율은 47.8%로 최대주주(37.8%)보다 10%p 높았다. 특히 최대주주가 자연인인 경우 소액주주 지분율은 56.1%로, 최대주주 측 32.2%보다 23.9%p 더 높았다.
보고서는 "과거 소액주주의 결집력이 약했던 시절에는 지분율이 높아도 큰 문제가 되지 않았으나, 최근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연대가 가능해지면서 소액주주가 기업 경영에 실질적 영향을 미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아미코젠 소액주주연대는 35.7%의 지분을 결집해 창업주 겸 CEO를 교체하는 데 성공했다.
보고서는 "소액주주 비중이 높아지며 적대적 M&A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기업이 방어지분 확보 대신 성장·투자와 주주환원에 자원을 집중할 수 있도록 경영권 방어제도의 도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미국, 영국, 일본 등 주요국은 차등의결권, 포이즌필 등 다양한 방어 수단을 활용하고 있다. 이에 반해 국내는 관련 제도가 미흡해 기업들이 경영권 방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소액주주 결집은 주주권익 강화라는 긍정적 효과를 가져왔지만, 이로 인한 경영권 불안이 기업과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우리 경제에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는 상법 개정보다는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한 핀셋 개선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