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미국을 다시 부유하게(Make America Wealthy Again)’라는 주제로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행사를 열고 상호 관세 부과를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 불리했던 무역 질서를 바로잡기 위해 상호관세를 즉각 시행한다”고 말했다.

대부분 무역상대국에 10%의 보편관세를 매긴 뒤 국가별 차별을 둔 상호 관세를 지정하는 방식이다. 무역 상대국이 미국 수입품에 부과하는 관세율을 고려해 차등 적용했다는 것이 미국 정부의 설명이다.

백악관에 따르면 10%의 보편관세는 현지시간으로 5일부터, 국가별 상호관세는 9일부터 발효된다.

한국에는 25%의 관세가 부과된다.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으로 미국과 자유무역을 하던 멕시코·캐나다와 같은 관세율이다. 한미 양국은 자유무역협정(FTA)를 통해 양국간 관세가 사실상 0%에 가깝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라는 평가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외에도 중국(34%)·일본(24%)·EU(20%)·대만(32%)·베트남(46%) 등 주요 무역상대국에 모두 20% 이상의 고율 관세를 선언했다. 지난해 미국 상위 20대 수입국의 수입액에 관세율을 단순 대입할 경우 관세 수입이 7400억 달러(약 1087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한국의 대미 수출액 1316억 달러에 단순 적용하면 329억 달러(48조 3000억 원)에 달하는 관세를 내야 한다. 2012년 발효된 한미 FTA가 사실상 효력을 상실하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부과가 유예됐던 멕시코·캐나다에 대한 25% 관세율도 그대로 유지된다.

미국의 주요 무역 상대국 중 가장 높은 관세율 적용 국가는 베트남이다. 베트남의 지난해 대미 수출액은 1366억 달러로 한국(1316억 달러)보다 높았다. 베트남 시장 개방도가 낮은데다 한국·중국 등의 우회 수출이 많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TSMC를 중심으로 미국에 필요한 최첨단 반도체를 공급하는 대만도 32%의 관세를 부과받았다. EU에 부과되는 관세율은 그동안 예고됐던 대로 20%다. 영국·싱가포르·브라질 등은 추가 관세 업이 10%의 보편 관세만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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