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각 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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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올해 1분기 시장 기대를 웃도는 호실적을 기록했으나, 미국 행정부가 추진 중인 상호 관세 조치가 향후 최대 변수로 부상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부과한 폭탄급 상호·품목관세 영향이 본격 반영되는 2분기 부터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 실적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점쳐지기 때문이다.

8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6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올리며 시장 기대치를 크게 웃도는 성적을 냈다.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1분기 영업이익이 6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0.15% 줄어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지난 열흘간 삼성전자 보고서를 낸 증권사의 전망치 평균인 5조1000억원을 큰 폭 뛰어넘는 성적이다. 매출은 79조원을 기록해 작년 동기 대비 9.84% 늘었다. 분기 기준 최대인 작년 3분기(79조1000억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갤럭시S25 모델의 판매 호조 등 모바일(MX) 부문이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연초 비수기로 분류되는 반도체 업황 속에서도 D램 출하량의 선방이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탠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에 사업부별 세부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증권가에서는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X 사업부에서 4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올리며 실적을 이끌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지난 2월 출시된 갤럭시 S25 시리즈는 역대 갤럭시 시리즈 중 최단기간인 21일 만에 국내 100만대 판매 기록을 달성한 바 있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영업이익은 1조원 안팎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도 1분기 호실적을 거뒀다. 연결기준 매출 22조 7447억원, 영업이익 1조2590억 원의 잠정 실적을 공시했다.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이다. 가전 비수기인 1분기 실적을 2년 연속 경신한 것이다.

사업부별 세부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B2B 핵심 사업인 냉난방공조(HVAC) 부문이 매출과 수익성 모두에서 전년 동기를 상회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HVAC 사업을 전담하는 ES사업본부를 지난해 말 신설했다. 특히 상업용 공조 시스템 분야에서는 싱가포르 등지에서 현지 특화 솔루션을 기반으로 대규모 수주를 확보하며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

구독 사업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LG전자는 올해 구독에 적합한 제품 라인업을 강화하고, 케어서비스 역량을 확대할 계획이다. 구독 모델의 해외 진출도 본격 확대한다.

생활가전 부문에서는 B2C 주력 제품의 프리미엄 시장 지배력을 높이는 한편, 전장(VS)사업에서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를 중심으로 고부가가치 제품의 판매를 늘리고 있다. 또 차량용 콘텐츠 플랫폼 등 신사업 모델을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2분기에는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 관세 정책 여파로 실적 변동성이 커질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본격 추진 중인 보호무역 기조와 상호 관세 부과 조치가 양사 실적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떠오른 셈이다.

양사 모두 미국에 수출하는 가전·TV 상당량이 멕시코에서 만들어지는데,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을 준수하는 제품에 대해 상호 관세가 면제된 것은 긍정적이다. 특히 양사는 국내 공장과 베트남 공장에서도 미국 수출 물량을 생산하고 있어 멕시코 공장 생산량을 늘리는 등의 방안으로 대응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와 관련 한국투자증권은 LG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전년 같은 분기보다 17.7% 낮은 9850억원으로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도 2분기에는 갤럭시S25 출시 효과 감소와 함께 트럼프발 관세 등의 변수가 작용할 것으로 보여 불확실성이 큰 상태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1분기 실적은 예상 이상이었지만, 2분기부터는 보호무역 강화 기조의 본격화로 대외 변수에 따른 실적 불확실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관세 회피를 위한 생산 전략 다변화와 글로벌 공급망 재조정이 양사 모두의 중장기 전략에 핵심이 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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