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부평 공장 [출처=EBN DB]](https://cdn.ebn.co.kr/news/photo/202504/1658459_672064_427.jpeg)
8100억원 국민의 혈세를 받았던 한국GM이 여전히 노후한 설비를 방치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부작용으로 생산 차질과 근로자 안전 문제를 되풀이하고 있다.
당초 약속했던 한국 내 사업 지속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설비 투자는 뒷전으로 밀렸다. 고도의 술수다. 잇단 고장과 사고는 인명 피해로 이어질수 있다. 뿐만 아니라 국내 생산기지의 근본적 신뢰를 흔들고 있다.
9일 <EBN산업경제> 취재에 따르면, 인천 부평과 경남 창원에 위치한 한국GM 공장에서는 올해 들어 주요 설비 고장이 잇따랐다. 프레스, 운반 장치, 조립 라인 등 핵심 생산설비에서 반복적인 문제가 발생하면서 생산성 저하와 함께 근로자 불안이 동시에 커지고 있다.
부평 공장은 지난 2월 19일 프레스 장비 고장으로 인해 이틀에 걸쳐 생산이 중단과 재가동을 반복했다. 이어 3월 19일에는 천장에 설치된 레일형 운반 장치(OHC, Overhead Crane)가 탈락돼 생산이 약 3시간 넘게 멈췄고, 4월 2일에는 컨베이어 고장으로 도어라인이 정지되며 또다시 생산에 차질을 빚었다.
또한 일부 노후 시설에서는 비가 올 때 빗물이 새는 구역도 있어 정전이나 누수 등으로 인한 근로자 안전 문제가 우려된다.
창원 공장에서도 생산 차질 문제가 이어졌다는 게 내부 관계자의 증언.
지난달 31일 창원 공장에서는 무인 운반 차량(AGV, Automated Guided Vehicle) 충돌로 섀시 공정이 마비됐다. 이 사고로 현장 근로자들이 안전 문제를 이유로 작업을 거부하기도 했다. 이어 지난 2일에는 조립 중이던 차량의 섀시가 AGV에서 이탈하며 앞부분이 들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한국GM 창원 조립공장 [출처=한국GM]](https://cdn.ebn.co.kr/news/photo/202504/1658459_672065_4313.jpeg)
이 같은 일련의 사태는 단순한 장비 고장 및 시설 노후화에 그치지 않는다.
지난 2022년 문을 닫은 부평2공장도 말리부, 트랙스 판매량 부진과 함께 시설 노후화가 폐쇄 이유로 꼽히기도 했다.
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수입 자동차 관세 부과로 한국GM 철수설이 불거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계속된 생산 차질은 한국 사업장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더욱이 한국GM은 지난 2018년 산업은행으로부터 8100억원의 공적 자금을 지원받았다. 정부와 산업은행은 당시 군산 공장 폐쇄와 구조조정의 대가로, 10년간 한국에서의 사업 유지를 조건으로 막대한 자금을 투입했다.
사측은 지원금을 부평·창원공장 증설에 사용했다는 입장이지만, 사용처가 불분명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한국GM 노조도 사측에 생산 설비 투자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지난달 15~22일에는 미국 본사를 찾아 관련 부분을 논의하기도 했다. 당시 미국 본사에서도 설비 투자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도 GM이 진정으로 한국 시장을 전략 거점으로 삼고자 한다면, 노후한 설비에 대한 전면 교체와 현대화 투자가 선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황현일 국립창원대 교수는 “기존 생산 설비의 보수 및 교체와 함께 전기차, 하이브리드 차량 생산에 대한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며 “이는 철수설을 불식시키고 국민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길”이라고 제언했다.
이에 대해 한국GM 관계자는 “GM 한국사업장은 국내 시장에서의 지속 가능한 성장 및 글로벌 시장에서의 인기를 지속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