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CJ그룹 회장(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일본 현지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출처=CJ그룹]](https://cdn.ebn.co.kr/news/photo/202504/1658516_672122_1450.png)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새해 첫 글로벌 현장경영 국가로 일본을 택했다. 일본지역본부를 방문해 사업 성과를 점검하고 올리브영의 일본 진출 등 신사업기회 발굴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9일 CJ그룹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 2일부터 사흘간 도쿄 지역을 방문해 현지 사업을 점검하고 일본 엔터테인먼트 및 유통·금융 업계 주요 인사들과 회동하면서 그룹의 글로벌 사업 확대 가능성을 타진했다.
이번 현장경영에는 김홍기 CJ주식회사 대표, 이석준 CJ 미래경영연구원장, 윤상현 CJ ENM 대표 등 그룹 사업 핵심 인사들이 동행했다. 이 회장은 “일본에 다시 불붙은 한류 열풍은 단순한 유행이 아닌 K컬처 글로벌 확산의 결정적인 기회”라며 “비비고, 콘텐츠 등 이미 준비된 일본 사업들이 이 기회를 놓치면 안 된다”고 말했다.
특히 “현지화와 글로벌 인프라 구축을 가속화해 경쟁력을 높이고 세계 시장으로 빠르게 수요를 넓혀 글로벌 리딩 컴퍼니로 도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현장 및 화상으로 참석한 경영진들에게 올리브영의 일본 진출 등 신사업기회를 적극 발굴하고, 로컬 파트너들과의 협력을 통해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높일 것을 주문했다.
실제 올리브영은 지난해 일본과 미국 등을 글로벌 진출 우선 전략국가로 선정하고 현지 법인을 설립했다. 자체 브랜드의 오프라인 유통 채널을 늘리고 글로벌몰 인지도를 높이는 등 온오프라인 전방위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이 회장은 이번 현장경영에서 TBS홀딩스 사사키 다카시 회장, 아베 류지로 사장 등 TBS그룹 주요 경영진을 만나 양사의 파트너십을 재확인하고 협업 방안을 논의했다. 이어 오카후지 마사히로 이토추상사 회장, 이마이 세이지 미즈호 파이낸셜그룹 회장, 카토 마사히코 미즈호 은행장 등과 회동해 사업 협력 분야를 논의하고 신사업 인사이트를 공유했다.
또 이 회장은 일본 경제와 통화·금융 최고 전문가 중 하나로 꼽히는 호시 다케오(星岳雄) 도쿄대 교수를 비롯해 한일 양국 문화콘텐츠 전문가 등을 만나 경제환경과 트렌드 변화에 따른 그룹 사업 확대 기회를 모색했다.
최근 일본 내 MZ세대를 중심으로 K콘텐츠에서 시작해 식품·뷰티 등 K컬처 전반으로 확산하는 트렌드를 분석하고, 일본의 장기 저성장 극복 방안과 신성장동력에 대한 인사이트를 나눴다.
CJ그룹은 일본에서 식품·엔터테인먼트·뷰티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일본 현지에서 비비고 만두와 김밥 등 간편식 제품을 적극 육성하고 있다. CJ ENM은 지난 2019년 일본 합작법인 라포네를 설립하고 휴먼 IP기획·플랫폼·매니지먼트를 아우르는 MCS(Music Creative eco-System)를 일본 현지에 구축했다.
JO1(제이오원), INI(아이엔아이) 등 라포네 소속 그룹의 성공을 바탕으로 ‘K팝 현지화’를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외에도 현지에서 KCON과 MAMA AWARDS를 지속적으로 개최하며 KPOP 팬들과의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CJ와 올리브영의 합병 가능성도 거론된다. 최근 올리브영은 신한SPC(한국뷰티파이오니어)가 보유 중인 지분 11.3%를 자사주 형태로 매입했다. 이를 두고 올리브영이 기업공개(IPO)를 염두에 뒀다면 외부 지분을 내부화할 이유가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주가치 제고가 화두가 되면서 중복 상장에 대한 비우호적인 사회 분위기도 커졌다”면서 “기업공개를 할 경우 지분 처분을 통한 투자 자금 회수와 이후 CJ 매입 전략에는 오너 3세의 세금 부담이 크게 수반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합병 작업을 위해서는 올리브영이 보유하게 되는 22.6%의 자사주가 모두 소각될 것으로 예상되고 합병 후에는 올리브영의 배당 재원이 모두 CJ의 배당 재원으로 쓰인다는 점에서 배당 매력도 부각될 여지가 크다”고 덧붙였다.
CJ 관계자는 “일본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K컬처가 확산하는 가운데 현지 트렌드를 직접 파악하고 글로벌 진출 현황을 점검하는 취지”라며 “국내외 현장경영을 통해 임직원들에게 그룹의 비전을 공유하고 글로벌 영토 확장 가속화를 위해 대내외 소통을 늘려갈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