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의도 증권가 전경.[출처=EBN]
▶ 여의도 증권가 전경.[출처=EBN]

미국의 상호관세 정책에 따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관세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는 증권업종에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오고 있다.

코스피 대비 다소 저조한 성과를 보이고 있지만 1분기 실적이 견조할 것으로 전망되고, 발행어음과 종합투자계좌(IMA) 등 기업금융(IB) 비즈니스 확대로 성장 기회가 두드러질 것이라는 예측에서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RX 증권 지수는 올해 들어 지난 11일까지 0.17% 하락했다. 코스피 지수가 1.38%, 코스닥 지수가 2.57% 상승했다는 것을 고려하면 부진한 흐름이다.

특히 4월 들어 KRX 증권 지수는 4.75%나 급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관련 발표에 글로벌 증시가 크게 출렁이면서 위험자산 투자 심리 위축이 증권사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다만 1분기 실적 발표 시즌에 돌입하면서, 실적이 양호하고 관세 불확실성에 덜 민감한 업종을 눈여겨봐야 한다는 평가가 이어지면서 증권주 반등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증권업은 관세 부과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큰 수출업종과는 다르다. 물론 관세 부과 불확실성에 위험자산 투자 위축이 증권업계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지만 주식 등 위험자산 투자가 감소하면 채권 등 안전자산 투자가 늘어 어느정도 변동성이 상쇄되는 부분이 있다.

김경태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지수 전체의 회복세를 노린 베타 전략보다 실적과 향후 업황 전망 변화에 민감한 개별 종복, 섹터 알파 플레이가 유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업종은 1분기 양호한 업황에 힘입어 안정적인 이익 실현이 기대된다. 국내주식 일평균 거래대금은 18조3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15% 감소했으나 전분기 대비에서는 15% 가량 증가했다. 해외주식 거래대금이 전분기 대비 약 10% 가량 줄었으나 국내 주식 거래 증가로 브로커리지 부문의 견조한 이익이 유지될 전망이다.

동시에 1분기 기준금리 0.25%p 인하 등 우호적인 운용 환경이 이어지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신규 딜이 증가하면서 전 영업부문에서 안정적인 이익 실현이 예상된다. 더욱이 지난해 연말 발생했던 부동산 PF 충당금 등 일회성 요인도 1분기에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안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1분기에 이전보다 낮아진 금리와 국내주식 거래대금 증가 등 우호적인 환경에 힘입어 증권사들은 큰 이슈 없이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며 “증권업은 관세 우려 무풍지대이나 부동산 PF의 수익성 회복이 더딜 것으로 예상돼 증권업종의 전체적인 밸류에이션 향상을 위해서는 향후의 수익성을 입증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발표된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의 기업금융 역량 강화를 위한 제도 개선도 대형 증권사들의 실적 안정성을 높이는 재료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그동안 국내 증권사들은 브로커리지와 부동산 금융의 실적 의존도가 높았던 만큼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힘써왔다. 이번 종투사 관련 개편으로 증권사의 사업 영역이 보다 확대될 발판이 마련됐다.

금융위원회가 IMA 등 제도 개선안을 발표하면서 이르면 연말부터 IMA와 발행어음 사업을 영위하는 증권사 수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삼성증권·키움증권·메리츠증권이 발행어음 인가를, 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이 IMA 인가를 취득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백두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북을 더 효과적으로 활용한 투융자가 가능해지면서 기업금융 부문의 수익 확대가 예상되기 때문에 증권 업종에 대한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한다”며 “추가로 2분기 금리 하락으로 채권 트레이딩 수익이 확대되면서 증시 조정 여파에 따른 수익 감소 효과가 상당 부분 상쇄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발행어음·IMA 제고 개선 방안에서 모험자본 조달 비중이 25%로 확대되는 점은 증권사에게 부담이지만, 수신기능이 없는 증권사 특성상 발행어음과 IMA로 새로운 조달 수단이 확보된다는 점, 모든 증권사가 아닌 일부 증권사만 할 수 있다는 점은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이득”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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