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레이드 사무실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출처= 연합]](https://cdn.ebn.co.kr/news/photo/202504/1658235_671805_3341.jpg)
국내 첫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NXT) 시장이 개설된 지 약 한 달이 흘렀지만 시장의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체거래소 출범 이후 전산장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데다, 프리마켓을 통한 가격 왜곡이 발생하면서 불만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지난 3~4일 이틀 연속 홈트레이딩시스템(H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 주식 매매 체결 지연 등 주문 오류가 발생했다. 키움증권은 이에 지난 주말 동안 전체 서비스를 중단하고 시스템 점검을 실시해 1차적인 문제는 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18일에는 한국거래소에서 코스피 시장의 전 종목 매매가 장중 약 7분간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는 2005년 한국거래소 통합 출범 이후 처음 있는 일로, 금융감독원은 한국거래소의 해당 전산장애를 들여다보고 있다.
이외에 미래에셋증권도 지난달 4일 HTS·MTS 주문 체결 조회가 1분 이상 지연되는 오류가 발생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크고 작은 전산장애의 발생 배경이 대체거래소 출범으로 인한 복수거래시장 체제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한국거래소의 초유의 전산장애는 넥스트레이드 시장 개설에 따라 한국거래소가 중간가호가를 도입하면서 기존의 자전거래방지 조건 호가 체결 로직과 충돌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키움증권의 이번 매매 오류도 주문 폭주 때문에 서버에 병목현상이 생겼다고 하지만 대체거래소 도입에 따라 자체적으로 구축한 자동주문전송(SOR) 시스템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금감원도 최근 금융투자협회, 증권사 10여곳의 최고정보책임자(CIO)를 소집해 전산 안정 관련 점검을 당부했다.
대체거래소 출범 전부터 증권업계에서는 전산장애 발생에 대해 우려해왔다. 모두가 처음 겪는 상황이 된 만큼 아무리 테스트를 해도 실제 거래를 진행하다보면 시스템 충돌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증권사, 유관기관이 함께 테스트를 진행해왔지만 결국 우려가 현실이 됐다”며 “공매도 재개, 글로벌 증시 변동성 등과 맞물려 대체거래소가 악효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결국 복수거래시장 체제로 가야하고 관련해 IT 등 투자가 많이 필요하지만 여러 가지 시스템 확충과 맞물려 과부하가 나타나고 있다”며 “투자자들의 민원까지 증가해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대체거래소 등장에 투자자들의 불만이 더 큰 상황이다. 1차적으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전산장애로 투자자들은 제때 매도·매수를 체결하지 못해 손실을 보고 있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은 증권사 고객게시판 등에서는 “대체거래소 대체 누가 만들자고 한 거냐”, “대체거래소 때문에 오류만 나고 주식 투자자에게 도움은 안 된다”고 일갈하고 있다.
대체거래소의 프리마켓에서 단주 주문에 의한 주가 급등락 현상도 투자자들의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넥스트레이드 프리마켓 시간대(오전 8시~8시 50분)는 유동성이 낮아 소량의 거래로도 가격 왜곡이 발생할 수 있다. 프리마켓에서는 정규시장과 달리 최초가격을 접속매매로 결정하는데 1주 주문으로도 상한가 또는 하한가에 결정되는 등 이상가격 형성이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감독당국과 유관기관은 고의적인 시세 왜곡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모니터링을 하고 있으며, 투자자들에게 추종매매에 대한 각별한 주의도 당부하고 있다.
한 개인 투자자는 “대체거래소로 수수료 절감, 빠른 속도 등이 장점으로 알려졌는데 정작 오류가 발생해 고객들은 피해를 보고 거래 시간을 늘려서 증권사만 수수료 수익을 얻는 게 아닌가 싶다”며 “프리마켓 이상 가격으로 차트도 망가지고 장점보다 단점이 더 큰 것 같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