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ICCR, Interfaith Center on Corporate Responsibility]](https://cdn.ebn.co.kr/news/photo/202504/1659328_673052_3917.jpg)
2035년까지 전 세계 정유사의 약 4분의 1이 폐업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탈탄소 전환, 전기차 확산, 탄소세 인상 등 급변하는 에너지 시장 환경 속 유럽을 중심으로 구조조정 압박이 거세지고 있으며, 석유화학 부문과 통합되지 않은 독립 정유사는 사실상 생존이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15일 정유업계 및 글로벌 에너지 컨설팅업체 우드맥킨지(Wood Mackenzie)의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420개 정유사 중 101곳이 폐쇄 위험군에 속해 있다.
이들이 보유한 일일 정제 용량은 1840만 배럴(b/d)에 달하며, 이는 현재 전 세계 정제 능력의 21%에 해당한다.
■유럽, 탈탄소·EV 전환 직격…"정유사 절반이 위기군"
정제 마진은 단기적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향후 10년 내 석유 수요가 정점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2030년대 초반부터 정제 마진 하락 압박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현재 정제업계가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수요 둔화와 에너지 전환 영향으로 수익성이 위축될 것이란 전망이다.
가장 큰 충격이 예상되는 지역은 유럽이다. 전체 고위험 정유사 가운데 60%가 유럽에 집중돼 있으며, 유럽 내 정제 용량 중 510만 b/d가 중간 또는 낮은 위험군으로 분류됐다. 이 중 절반 이상은 중간 위험군에 해당하며, 탄소세 부담과 전기차 확산에 따른 석유 수요 감소로 인해 구조적 생존 압박이 심화되고 있다.
■독립 정유사·석유화학 미통합 업체 '폐업 1순위'
이번 평가에서 폐쇄 위험군에 포함된 정유사의 상당수는 석유화학 부문과 통합되지 않은 독립 정유사로 확인됐다. 보고서는 특히 스팀 크래커 등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설비가 없는 경우, 수익성이 하락할 때 신속한 대응이 어렵고 장기 생존 가능성도 낮다고 봤다.
위험군에 속한 101개 정유사 중 석유화학 통합 설비를 갖춘 곳은 29곳뿐이며, 이 중 스팀 크래커를 보유한 정유사는 단 13곳에 불과하다.
아시아 태평양과 중국은 저위험군 정유사 용량의 약 30%를 차지한다. 이 지역은 정제 설비의 복잡도가 높고 석유화학과 통합돼 있어 마진 방어력이 높다는 평가다. 반면 북미 지역에서는 미국·캐나다·멕시코 내 8개 정유사가 중간~낮은 위험군으로 분류됐으며, 모두 석유화학 부문과의 통합이 미흡한 상태다.
■NOC 정부 지원에 안정…IOC 부실 자산 정리 가속
보고서는 정유사의 소유 형태에 따라 대응 기조가 엇갈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부 지원을 받는 국영 석유사(NOC)는 수익성이 떨어지더라도 폐업 가능성이 낮은 반면, 국제 석유사(IOC)는 비효율 자산을 적극적으로 정리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IOC는 고수익·저배출 자산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으며, 노후 정유사나 한계 수익 정유사를 매각 또는 폐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보고서는 "정유사의 장기 생존은 탈탄소 전략에 달렸다"며 "탄소 포집, 에너지 효율 개선, 대체 연료 전환에 투자하지 않는 정유사는 지속 가능성이 낮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EU, 영국, 캐나다 등 주요 지역은 2035년까지 탄소세가 글로벌 평균의 3배 수준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해당 지역 정유사에 큰 압박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