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용진 삼일C&S 공장장이 트랜지션 피스가 야적된 군산컨테이너터미널 방향을 가리키며 현재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출처=EBN DB]](https://cdn.ebn.co.kr/news/photo/202504/1659562_673384_346.jpg)
"6개월째 작업이 지연되면서 누적 손실만 50억원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공사지연에도 협력업체 대금지급은 우선적으로 하고 있어 아직까지 미납된 적이 없지만 이 상태가 지속된다면 올해 하반기에는 더 힘들어질 것으로 우려됩니다."
문용진 삼일C&S 공장장은 영광 낙월 해상풍력 사업 지연에 따른 피해 규모가 커지고 있는 것에 대한 고충을 토로하며 이와 같이 말했다.
삼일C&S는 하부구조인 모노파일(Monopile) 위에 탑재되는 트랜지션 피스(Transition Piece)를 제작하고 있다. 모노파일이 해저 지형의 암반을 뚫고 단단하게 지지하는 역할을 하고 트랜지션 피스는 블레이드와 발전기에서 생산된 전기를 육상으로 송전하기 위한 케이블과 유지보수용 플랫폼 등으로 구성된다.
현재까지 총 64기의 트랜지션 피스 중 절반이 넘는 34기의 제작이 이미 완료됐으나 이들 설비는 군산컨테이너터미널(GCT)에 발이 묶여 있다.
낙월 해상풍력 사업에 대한 LS전선의 소송전으로 인해 지난해 10월부터 현장에 설치됐어야 하는 풍력발전기는 단 한 기도 설치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제작이 완료된 트랜지션 피스는 한 기의 무게만 300, GCT에 야적된 34기의 총 중량은 1만톤을 넘어선다. 일반적인 육지에서 이를 보관하지 못하는 이유다. GCT는 컨테이너 항만인 만큼 철근 구조물을 더한 콘크리트 지반으로 조성돼 이와 같은 무게의 설비를 야적할 수 있는 지내력을 갖추고 있다. 당연히 더 많은 임대료를 지불해야 하며 크레인 등 운송장비 재투입에 따른 비용도 발생한다. "우리는 이미 GCT에서 VIP 고객"이라는 문용준 공장장의 말에는 씁쓸함이 묻어났다.
![군산컨테이너터미널에 야적된 트랜지션 피스.[출처=EBN DB]](https://cdn.ebn.co.kr/news/photo/202504/1659562_673385_545.jpg)
낙월 해상풍력 단지에 트랜지션을 설치하기 위한 바지선과 1200톤급 선적크레인도 6개월째 대기하고 있다. 지난 3월말까지 이들 설비의 대기료만 23억원 이상 발생했다. 납품 지연에 따른 생산일정 조정, 인력운영 등을 위한 비용도 매달 5억원씩 빠져나간다. 33KV급 내부망 뿐 아니라 154KV급 외부망 해저케이블까지 LS전선 제품을 구매하지 않은 것에 대한 대가는 점점 더 가혹해지는 상황이다.
지난해 4월 강제절단에 들어간 낙월 프로젝트는 6개월 후인 지난해 10월부터 설치 작업에 들어간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다시 6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언제 시작될지는 불확실하다.
문용진 공장장은 "큰 프로젝트고 우리는 여기에 사활을 걸고 있는데 LS전선에서 이렇게까지 딴지를 걸 줄은 몰랐다"며 "국내 시장은 모두 자기들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데 이는 우리나라 풍력시장 발전에 완전히 저해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전까지 국내 풍력 사업 중 100MW를 넘어서는 것은 단 한 곳도 없었다. 낙월 프로젝트는 100MW를 훌쩍 넘어 364.8MW 규모로 조성된다. 문용진 공장장의 말처럼 국내에서 이전에 시도한 적 없는 수준이라고 표현하기에는 규모 자체가 비교가 되지 않는다.
그런 만큼 국내 뿐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도 낙월 프로젝트에 대한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다. 이 프로젝트가 성공할 경우 국내 해상풍력 관련 업체의 성장 뿐 아니라 해외시장 진출에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한 번 설치하면 20년 이상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안정성을 보장해야 하기 때문에 그만큼 시장 진입을 위해서는 실제 프로젝트의 경험이 필수적이다. 문용진 공장장이 "국내에서 경쟁력을 쌓았을 때 해외시장에도 진출할 수 있다"고 강조하는 이유다.
협력업체를 포함해 300여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삼일C&S는 풍력이 전체 사업의 80%를 차지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풍력 사업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낙월 프로젝트 참여를 계기로 내년 상반기에는 일본에도 트랜지션 피스를 납품하기로 했다.
이밖에도 가시적으로 기대되는 계약 건들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는 만큼 삼일C&S는 기존 계약에 따른 제품 생산을 순조롭게 진행하는 한편 다음 계약을 위한 준비에 나서야 한다. 하지만 GCT에 야적된 완제품 규모만 이미 1만톤을 넘어가는 상황이다보니 생산라인 가동속도를 늦춰야 한다.
문용진 공장장은 "기업의 사활을 걸어야 하는 중요한 시기에 한 대기업의 전방위적 횡포로 인해 납품지연 뿐 아니라 타 프로젝트 착수 준비에도 영향을 받고 있어 수천억원 규모의 기회비용 상실이 우려된다"며 "풍력산업과 지역경제, 국가적인 차원에서 더 이상 저해가 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