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LG그룹]
[출처=LG그룹]

LG그룹이 석유화학 부문의 실적 부진 장기화와 배터리 부문의 대규모 투자 소요 영향으로 인해 채무 부담이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1일 산업계 및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LG그룹은 주요 사업부문이 업황 부진과 정책 리스크에 노출되면서 이익창출력 약화와 재무부담 확대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석유화학, 공급과잉에 구조적 수익성 악화

석유화학 부문은 2018년 2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그룹의 이익 기반 역할을 해왔으나, 2023년 이후 영업적자로 전환되며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다. 

나신평은 주요 원인으로 중국 경기 침체 장기화와 2019년 이후 누적된 글로벌 증설로 인한 석유화학 제품 수급 불균형 지속과 스프레드 하락을 꼽았다.

중국의 경기부양 정책으로 일부 수요 회복이 기대되지만, 중국 내 자급률 상승과 누적 증설 부담으로 과거 수준의 수익성 회복은 어려울 전망이다. 특히 구조적 공급과잉 속에서도 포트폴리오 전환 및 수급 변화 대응을 위한 신규설비 투자가 불가피해 그룹 현금흐름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배터리, 실적 변동성과 투자부담 이중고

배터리 부문은 2020년 이후 전기차 수요 증가세에 맞춰 성장해왔으나, 최근 수요 둔화와 북미 정책 불확실성으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트럼프 정부가 친환경차 보조금 축소 및 폐지를 추진, 정책 리스크가 커지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나신평은 이와 관련 AMPC(첨단 제조 세액공제)가 유지될 경우 2025년 미국 증설 가동 효과로 영업이익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보조금 요건 강화 가능성 등 변수가 존재해 실적 변동성이 상존할 것으로 봤다.

수주 물량 대응을 위해 연간 9조원 수준의 설비 투자가 이어지며, 상당 부분을 외부 차입에 의존하고 있다. 영업현금 창출력 대비 과도한 투자 기조로 그룹 차입 부담은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구조다.

LG그룹의 영업이익은 석유화학·디스플레이패널 부문 실적 악화로 2018년 7조2000억원에서 2024년 5조6000억원으로 1조6000억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배터리 부문 영업이익이 9000억원 늘었으나, 석유화학(-2조3000억원)과 디스플레이패널(-7000억원) 실적 감소분을 상쇄하지 못했다.

최근 5년간 배터리·OLED 등에 연평균 19조7000억원 규모의 설비투자가 지속되며, 그룹 순차입금은 2018년말 18조4000억원에서 2024년말 43조1000억원으로 134% 급증했다. 향후에도 배터리 부문 중심으로 대규모 투자가 예정돼 있어 이익창출력 대비 채무부담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디스플레이·전자·통신 부문, 재무 안정성 지탱

다만 디스플레이패널 부문은 고마진 OLED 매출 비중 확대, 설비 투자 축소, 대형 설비 감가상각 종료 효과로 실적 개선이 점쳐진다.

LG전자 부문은 미국 관세정책 변화에 따른 비용 부담 확대 가능성이 있으나, 프리미엄 제품 위주의 경쟁력과 다각화된 지역 생산거점을 통해 양호한 이익창출력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경쟁사 대비 프리미엄 제품 비중이 높아 관세 부과 시 가격 전가가 상대적으로 유리하고, 멕시코·한국 등 생산 거점별 스윙 생산 시스템을 통해 생산 비중 조절이 가능하다.

통신 자회사 LG유플러스 역시 안정적인 사업기반과 견조한 수익창출력을 바탕으로 재무 안정성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나신평은 "석유화학과 배터리 부문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디스플레이·전자·통신 부문 실적 개선과 안정적인 사업 기반을 감안할 때 그룹 전반의 채무상환능력 관리는 가능할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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