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출처=연합]](https://cdn.ebn.co.kr/news/photo/202504/1660053_673950_4636.jpg)
2013년부터 12년간 전 세계 14억 가톨릭 신자를 이끌어온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종했다.
AP통신에 따르면 교황청은 21일(현지시간) 오전 프란치스코 교황이 88세를 일기로 선종했다고 발표했다.
교황청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폐렴 진단을 받고 장기 입원 치료를 받던 중, 최근 건강이 다소 호전된 모습을 보였으나 이날 아침 선종했다"며 깊은 슬픔을 전했다.
케빈 페럴 바티칸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오늘 아침 7시 35분, 아버지의 집으로 돌아가셨다"며 "그의 삶은 오직 주님과 교회를 섬기는 데 헌신된 여정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프란치스코 교황은 신앙과 용기, 보편적 사랑을 바탕으로 복음의 가치를 몸소 실천했으며, 특히 가장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끝까지 지지해왔다"고 회고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달 천식과 비슷한 호흡곤란 증세로 대용량 산소 치료를 받으며 위중한 상태에 빠졌다. 혈액 검사에서는 혈소판 감소증과 빈혈이 확인돼 수혈 치료를 이어갔고, ‘다균성 호흡기 감염’ 판정을 받고 로마 제멜리 종합병원에 입원했다. 이어진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에서 양쪽 폐에 폐렴까지 확인되며 병세가 악화됐다.
1936년 아르헨티나에서 태어난 프란치스코 교황은 1998년 부에노스아이레스 대주교에 오른 뒤, 2001년 추기경으로 임명됐다. 이후 2013년 베네딕토 16세 전임 교황의 퇴위로 열린 콘클라베에서 제266대 로마 주교로 선출되며 가톨릭 역사에 길이 남을 행보를 시작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최초’라는 수식어를 가장 많이 가진 교황으로 기록된다. 최초의 남미 출신 교황이자 예수회 출신으로, 여성과 무슬림의 발을 씻기고 성 소수자를 포용한 첫 교황으로 평가받는다. 호화 관저를 마다하고 일반 성직자들과 게스트하우스에서 생활했으며, 고급 리무진 대신 소형차를 선택해 전 세계에 감동을 남겼다.
2021년에는 교회법을 개정해 여성도 공식적으로 미사에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허용, 교황 역사상 최초로 여성의 미사 참여를 제도적으로 인정하기도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한반도 평화에도 깊은 관심을 보여왔다. 2014년 아시아 첫 방문지로 한국을 택했으며, 방북을 시도했지만 북한의 미온적 태도로 무산됐다. 이후에도 여러 차례 방북 의사를 밝혔으나 끝내 성사되지 못했다. 오는 2027년 서울에서 열릴 세계청년대회(WYD)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두 번째 방한이 기대됐으나, 그의 선종으로 이마저도 차기 교황의 몫으로 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