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각 사 제공]](https://cdn.ebn.co.kr/news/photo/202504/1660259_674187_469.jpg)
재계가 수익성이 떨어지는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고 유망 사업에 힘을 싣는 '리밸런싱'(사업 재편)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외적 불확실성 확대 속 시장의 성장 지연, 경쟁구도 심화 등 사업 환경 변화에 따른 전략적 차원의 '선택과 집중' 구상이 본격화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산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전기차 충전기 사업을 접는다. ES사업본부 산하에서 운영해온 전기차 충전기 사업을 종료하고, 향후 냉난방공조(HVAC) 사업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복안이다.
LG전자는 2022년 전기차 충전기 시장에 진출해 완속·급속 충전기 제품을 개발·출시해왔으나, 시장 성장세 지연과 가격 경쟁 심화 등으로 사업 환경이 급격히 변화함에 따라 전략적 리밸런싱에 나선 것.
이에 따라 전기차 충전기 제조를 담당해온 자회사 하이비차저는 청산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다만 기존 공급처를 대상으로 하는 유지보수 서비스는 차질 없이 이어갈 계획이다.
![[출처=LG전자]](https://cdn.ebn.co.kr/news/photo/202504/1660259_674188_4720.jpeg)
전기차 충전기 사업에 참여해온 구성원 전원은 LG전자 내 타 사업 조직으로 전환 배치될 예정이다. 향후 ES사업본부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가정용·상업용 에어컨, 칠러, 히트펌프, 데이터센터 냉각솔루션 등 HVAC 사업에 역량을 모은다. 기존 HVAC 사업에서 확보한 핵심역량을 활용하고 인접 영역에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신규 사업 기회도 적극 모색할 계획이다.
지난 2022년 5월 신규 브랜드 '한화모티브'를 출시하며 전기차 충전사업자(CPO)로 시장에 뛰어든 한화솔루션 역시 해당 사업에서 손을 뗀다.
당시 한화 계열사 건물 주차장과 상업용 빌딩 주차장을 시작으로 전기차 충전사업 고객을 다각화 해나갈 계획이었으나, 3년 만에 관련 자산 매각을 결정했다. 당초 한화솔루션은 여러 선택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지만, 충전 인프라 전체를 매각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정하면서 사실상 충전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하게 됐다.
플러그링크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상태로 주식매매계약(SPA)이 아닌 자산양수도 계약(현금거래) 방식으로 진행, 현재 본격 협상을 통해 금액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SK그룹은 리밸런싱의 일환으로 알짜 계열사인 반도체 웨이퍼 제조사 SK실트론의 경영권 매각을 검토 중이다. 이번 매각은 총 4조 원 규모로 추정되며 현재 한앤컴퍼니와 IMM PE–스틱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이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 가운데 한앤컴퍼니가 유력 인수자로 주목받고 있다.
SK실트론은 반도체의 핵심 기초 소재를 생산하는 국내 유일 웨이퍼 전문 기업이다. SK실트론은 12인치 웨이퍼 기준 세계 시장 점유율 3위다.
SK그룹은 지난해 SK스퀘어의 크래프톤 지분 매각(2660억원)을 시작으로 SK네트웍스의 SK렌터카 지분 매각(8200억원) 등 일부 비주력 자산 매각과 SK이노베이션과 SK E&S 간 합병 등 리밸런싱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배터리, 석유화학 등 계열사가 업황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산발적으로 단행한 과도한 투자가 비효율적이고 재무 부담을 가져다 준다는 판단에서다.
SK실트론 매각이 성사될 경우, 부채비율이 50%대로 낮아지는 등 부채비율 개선에도 상당한 효과가 예상된다. 지난해 말 219개였던 계열사 수도 200개 안팎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 중국 광저우 LCD 패널 공장 전경. [출처=LG디스플레이]](https://cdn.ebn.co.kr/news/photo/202504/1660259_674192_4841.jpg)
LG디스플레이 광저우 LCD 공장은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 CSOT로 공식 이전됐다.
회사 측은 지난해 9월 중국 TCL의 자회사인 CSOT에 광저우 액정표시장치(LCD) 패널과 모듈 공장 지분을 매각하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 집중키로 결정한 바 있다.
LG디스플레이는 그간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에 따른 LCD 수익성 급락으로 사업 무게축을 OLED 중심의 고부가 시장에 맞추는 체질 개선 작업을 이어 왔다.
재계 한 관계자는 "불확실성이 커지는 경영 환경 속에서 각 기업들은 수익성 중심의 사업 구조로 변화를 주며 선택과 집중 전략을 가속화하고 있다"며 "내부 효율화는 물론 신사업 중심의 체질 개선이 본격화되는 전환점에 들어섰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