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림 로고. [출처=크림]](https://cdn.ebn.co.kr/news/photo/202504/1660645_674658_535.jpg)
네이버의 한정판 거래 플랫폼 '크림'이 미국 1위 중고거래 플랫폼 업체 스톡엑스(StockX)로부터 포괄적 사업 제안을 받음에 따라 향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인수·합병(M&A) 및 조인트벤처(JV) 설립이나 전략적 제휴 등이 방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25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크림은 스톡엑스로부터 포괄적 사업 제안을 받고 제반 사항을 검토하고 있다.
크림 관계자는 "스톡엑스로부터 제안을 받은 건 맞다. 그런데 스톡엑스뿐만 아니라 복수의 기업으로부터 제안을 받았다"며 "구체적으로 정해진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크림을 매각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제안 내용은 굉장히 포괄적이라고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크림은 지난 2021년 출범한 한정판 리셀 플랫폼이다. 2022년 기업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을 이르는 유니콘 기업으로 부상했다. 거래액 기준 글로벌 1위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스톡엑스는 2016년 미국 디트로이트에 설립된 온라인 중고 거래 플랫폼이다. 기업가치는 크림의 네 배 이상인 4조원 수준으로 평가됐다.
크림이 스톡엑스로부터 제안을 받은 것이 처음 알려졌을 때는 네이버가 크림을 매각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었다. 크림은 네이버의 손자회사다. 크림의 최대주주는 네이버의 자회사인 스노우로 38.8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네이버도 자체적으로 크림 지분 4.87%를 갖고 있다. 이를 합한 네이버 측 지분율은 43.69%다.
그러나 크림이 매각설에 대해 부인하면서 양사의 지분 맞교환, JV 등이 협력 방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JV 설립을 통해 양사가 경영권을 나눠 갖는 것이 유력한 안으로 꼽히고 있다. JV를 통해 양사가 각자의 강점으로 상대에게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면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크림은 거래액 측면에서 글로벌 1위지만 실적은 부진하다. 지난해 매출 1776억원으로 전년 대비 45.3% 증가했지만 영업손실 89억원을 기록했다. 2020년부터 4년간 누적 결손금은 4141억원이다.
내수 소비 침체에 직면한 크림은 글로벌 사업 확장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앞서 크림은 일본과 동남아 시장 진출을 위해 현지 한정판 거래 플랫폼 업체 지분을 인수한 바 있다.
중고거래가 활발한 북미 시장에 진출한다고 하면 스톡엑스와 손잡고 스톡엑스의 높은 인지도와 네트워크, 물류망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모회사인 네이버의 글로벌 커머스 전략과도 궤를 같이 한다. 네이버는 2023년 1월 북미 최대 패션 C2C(개인 간 거래) 커뮤니티 '포시마크'를 약 16억 달러(약 2조2934억 원)에 인수했다.
스톡엑스는 크림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사업을 다각화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스톡엑스는 여전히 초창기 사업 모델인 스니커즈 거래에 치우쳐 있어 성장을 위한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크림은 현재 신발·의류·시계·패션 잡화에서 나아가 화장품·전자 기기·가구까지 카테고리를 확대했다. 크림과 제휴를 통해 스톡엑스는 거래 품목을 넓혀 사업을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