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경제가 3년 만에 처음으로 위축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조금만 더 시간을 달라"며 경제 회복에 대한 인내를 당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단행한 관세 정책으로 기업들이 수입을 앞당겨 들여온 것이 이번 분기 성장률 하락의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BBC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1일(현지시간),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지난 분기 대비 연율 기준 0.3%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전 분기의 2.4% 성장에서 급락한 수치로, 경제전문가들 사이에선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취임 100일을 맞이했다.
백악관에서 열린 기업인 간담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건 바이든의 경제다. 우리는 1월 20일에 정권을 넘겨받았다"며 전임자인 조 바이든 전 대통령에게 책임을 돌렸다. 이어 "우리가 움직이기까지 조금만 시간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즉각 반발했다. 하킴 제프리스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건 바이든의 경제가 아니라 트럼프의 경제"라며 "실패한 경제라는 사실을 국민들은 잘 알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행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현대자동차, 도요타, 존슨앤드존슨 등 글로벌 기업 CEO들과 함께 기술, 헬스케어, 인프라 분야에서 수조 달러 규모의 투자가 계획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제조업 부흥을 위해 총 8조 달러(약 1경 1천조 원) 규모의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치가 약속됐다고도 덧붙였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거의 모든 수입국에 10%의 기본 관세를 부과하고 있으며, 멕시코와 캐나다에는 25%, 중국에는 최대 145%의 고율 관세를 매기고 있다. 중국 역시 미국산 제품에 최대 125%의 보복 관세를 부과하며 무역 전쟁이 격화되고 있다. 미국 정부는 관세가 누적 적용될 경우 일부 중국산 제품에는 최대 245%까지 세금이 붙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TV 인터뷰에서 "아이들이 30개의 장난감을 갖는 대신 2개만 가질 수도 있다. 다만 그 장난감은 조금 더 비쌀 것"이라며 무역 감소에 따른 소비자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수조 달러 규모의 감세 및 재정 삭감을 골자로 하는 세제 개편안의 조속한 처리를 의회에 촉구했다. 그러나 해당 법안은 민주당은 물론 일부 공화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반대에 부딪히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GDP 감소 발표는 트럼프 행정부의 초기 경제 성과에 대한 시험대로 평가되며, 향후 재정정책 및 무역 전략의 전환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