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연 네이버 대표. [출처=네이버]
최수연 네이버 대표. [출처=네이버]

1분기 실적 희비가 엇갈린 네이버와 카카오가 나란히 인공지능(AI) 서비스와 이용자 체류시간 확대에 나선다. 이를 통해 급변하는 AI 산업과 내수 침체에 대응해 하반기 실적 개선을 이룬다는 방침이다. 

12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네이버 애플리케이션과 통합 검색의 개편을 준비하고 있다. 특징은 검색에도 '개인화'를 적용한다는 점이다. 

기존 통합 검색은 모든 이용자에게 동일한 결과를 보여줬지만, 개편 이후에는 개인화 기술과 통합 데이터를 활용해 이용자 상황에 맞는 사용자 인터페이스(UI)·사용자 경험(UX)과 검색 결과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 9일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검색에도 AI 기술을 적극 활용해 사용자 동선을 개인화하고 이용자들이 더 많은 시간을 네이버 생태계에서 보내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커머스도 AI 고도화로 고삐를 죈다. 네이버는 지난 3월 12일 AI 쇼핑 애플리케이션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를 출시했다. 이 앱은 AI가 이용자 상황과 맥락, 쇼핑 이력에 맞춰 개인 맞춤 상품을 추천해 준다. 출시 한 달 만에 50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다. 이에 힘입어 1분기 네이버의 커머스 광고 매출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최 대표는 "네이버는 쇼핑 앱 개편이나 제휴 생태계 확장을 통해 혜택을 강화하는 전략으로 커머스 부문에서 도전적인 두 자릿 수 거래액 성장을 달성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네이버의 전략은 실적 향상을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검색, 광고, 커머스 등에서 전반적인 개인화와 AI 적용을 통해 체류시간과 매출을 동시에 늘리려는 노력이 지속되고 있다"며 "커머스는 배송 및 신선식품 경쟁력 강화로 거래대금 확대를 꾀할 것으로 보이고 하반기 실적 반등을 모색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급변하는 국내외 AI 사업 환경에서도 핵심 사업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가고 있으며, 연간 이익 추정치의 상향 가능성도 높다"고 봤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네이버의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11.6% 증가한 2조9144억원, 영업이익은 16.2% 성장한 5495억원으로 추정된다. 3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6% 뛰어 607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 [출처=김채린 기자]
정신아 카카오 대표. [출처=김채린 기자]

카카오도 AI 승부수를 띄웠다. 카카오는 지난 8일 AI 메이트 서비스 '카나나'의 클로즈드 베타 테스트(Closed Beta Test, CBT)를 시작했다.   

카나나는 개인 및 단톡방에서 이용자를 돕는 'AI 메이트'다. 이용자가 주고 받은 대화의 맥락을 파악해 그에 맞는 답변을 제공한다. 기존 AI 서비스들이 이용자와의 1:1 대화만을 통해 기능을 수행했다면, 카나나는 단톡방에서도 작동해 관계 형성과 강화를 지원한다. 

카카오는 카나나 CBT를 시작으로 AI 서비스 확대에 박차를 가한다. 특히, 오픈AI와 공동 개발 중인 에이전트형 AI 서비스를  연내 국내에 본격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정 대표는 "AI가 단순 문답형을 넘어 펑션 콜을 통해 카카오 생태계 내 다양한 서비스를 넘나드는 형태로 구현될 예정"라며 "오픈AI는 AI 모델 전반을 담당하고 카카오는 축적된 이용자 경험과 B2C 서비스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카카오 플랫폼 전반을 연결하는 에이전트 AI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내 모든 이용자가 카카오의 에이전트형 AI 생태계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카나나가 성공하기 위해선 몇 가지 숙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선 카나나는 카카오톡 내의 기능이 아니라 별도 앱을 깔아야 한다. 이용자가 별도 앱을 깔고 대화 상대방도 별도 앱을 깔아야 채팅을 시작할 수 있고 카나나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이용자가 별도 앱을 다운받아 사용할 만큼 필요성을 증명하는 게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AI 챗봇의 답변 수준은 글로벌 서비스 대비 격차를 보였으나, 학습을 거쳐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그러나 채팅의 맥락 내에서 AI 챗봇의 효용성을 이용자들에게 설득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결국 카카오의 실적 개선은 하반기 '발견' 탭 추가로 개편 예정인 카카오톡의 성과와 AI 전략의 실효성이 입증돼야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안 연구원은 "카나나의 CBT를 시작으로 실제 발견 탭 개편, AI 생성형 검색 적용 등의 초기 성과가 확인된다면 카카오의 실적 반등을 기대할 수 있다"고 봤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카카오의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 감소한 1조9654억원, 영업이익은 3.7% 줄어든 1290억원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3분기 매출액은 2조64억원으로 4.4% 늘고 영업이익은 1416억원으로 8.5%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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