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부동산R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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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시장이 전반적으로 조정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주요 학군지의 집값은 오히려 신고가를 새로 쓰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자녀 교육을 중시하는 학부모 실수요가 견고한 수요층을 형성하면서 시장 침체 속에서도 학군지 아파트는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표적인 학군지로 꼽히는 강남구 대치동, 양천구 목동, 노원구 중계동 일대는 전통적인 교육 특구로 분류되며 꾸준한 수요를 뒷받침해 왔다. 이들 지역은 사교육 중심지와 명문 학군이 집중돼 있어 ‘3대 학군지’로 불린다.

실제 거래에서도 이러한 프리미엄은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다. 대치동 ‘래미안 대치팰리스 1단지’ 전용 84C㎡는 올해 2월 처음으로 40억원을 돌파했고, 3월에는 40억7,000만원에 거래돼 연달아 신고가를 경신했다. 목동신시가지 5단지 전용 65㎡는 지난 4월 21억8,000만원에 거래돼 지난해 10월 20억원 선을 넘어선 이후 최고가를 새로 썼다.

노원구 중계동 은행사거리 인근의 ‘청구3차’ 아파트도 과거 고점 대비 아직 2억원 낮은 수준이지만, 4억원 이상 하락했던 저점에서 꾸준한 반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장기적인 가격 상승률도 학군지의 위상을 보여준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24년까지 서울 아파트 전용 84㎡의 연평균 가격 상승폭은 5,131만원이었다. 같은 기간 대치동은 1억566만원, 목동은 6,122만원 상승해 서울 평균을 웃도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다만, 집값이 높은 학군지에 진입하기 어려운 실수요자들은 인접 지역으로 눈을 돌리는 모습이다. 양천구 목동 학원가에 접근성이 뛰어난 구로구 고척동이나 영등포구 여의도동 등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기준 목동의 3.3㎡당 평균 매매가는 5,175만원인 반면, 고척동은 2,330만원으로 절반 이상 저렴하다.

이 같은 흐름은 분양 시장에서도 감지된다. 대우건설·현대엔지니어링 컨소시엄은 서울 구로구 고척제4주택재개발정비사업을 통해 ‘고척 푸르지오 힐스테이트’를 공급한다. 지난 9일 견본주택을 개관한 후 주말 3일간 2만5,000여명이 몰려 학군 인접 단지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이 단지는 지하 3층지상 25층, 10개 동 규모로 총 983세대가 들어서며, 이 중 전용 5984㎡ 576가구가 일반분양된다. 목동 학원가에 근접해 실수요자의 관심을 끌고 있다.

지방 학군지 분양시장도 움직이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대구 수성구 범어동 옛 대구 MBC 부지에 ‘어나드 범어’를 5월 중 분양할 예정이다. 지하 6층지상 33층, 4개 동 규모로 전용 136244㎡ 대형 아파트 604가구로 구성된다. 범어초, 경신중·고, 수성구청역 학원가 등 뛰어난 교육 인프라를 갖췄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업계 관계자는 “한 자녀 가구가 증가하면서 교육환경은 주택 선택의 핵심 요소가 됐다”며 “분양 시장 침체 속에서도 학군지 단지들은 견조한 수요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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