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금 가격이 사상 최고치 경신 후 최근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불확실한 경제 상황에 리스크 헷지 투자 수요가 이어지면서 올해 금 가격의 강세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출처= 삼성금거래소]](https://cdn.ebn.co.kr/news/photo/202505/1663033_677375_1111.jpg)
가파르게 상승하던 국내·외 금 가격이 최근 주춤하자 금 투자심리도 다소 식은 모습이다. 이미 많이 오른 금 가격에 부담감을 느끼고 있는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금 강세 흐름이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16일 삼성금거래소에 따르면 국제 금 가격은 온스당 3225.70 달러, 국내 금시세는 1g당 15만2720원이다.
국제 금과 국내 금 가격은 지난 4월 21일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이후 6% 가량 가격이 빠진 상태다.
금 가격이 하락하자 금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투자도 위축됐다. 국내 상장 금 투자 ETF 7개 종목을 보면 개인투자자들은 최근 1개월(4월15일~5월15일)간 ACE KRX금현물 ETF를 24억원 순매도했다. 직전 1개월간 ACE KRX금현물 ETF의 개인 순매수 규모는 556억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TIGER 골드선물(H) ETF도 19억원 순매수에서 10억원 순매도로 전환됐다. 여전히 순매수세를 이어가고 있는 SOL 골드커버드콜액티브 ETF도 개인 순매수 규모가 60억원에서 33억원으로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한 개인 투자자는 "금에 투자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그동안 금값이 워낙 폭등했었고 최근에는 좀 떨어졌다보니 고점에 들어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망설임이 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단기 과열에 따라 금 가격이 조정될 수는 있으나 금 가격의 상승 추세 흐름 자체는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불확실성이 산재해 있는 현 상황에서 리스크 헷지 자산으로 금만한 것이 없다는 평가에서다.
그동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 가격이 꾸준히 상승해왔다. 여기에 미국 금리 인하, 달러화 약세 등이 지속적으로 금 가격을 밀어올리고 있는 상태다.
최예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미국 국채를 팔고 금을 매입하고 있는데 연간 금 글로벌 공급량은 지난 10년간 큰 변화가 없었던 만큼 중국의 금 매수는 금 가격을 끌어올리는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이는 다른 중앙은행이나 개인·기관 투자자들의 금 투자 심리도 자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불확실한 환경 속에서 금의 리스크 헷지 매력이 두각을 나타낼 것이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그는 "미국 관세 정책 불확실성, 경기 침체, 미 달러화·국채 신뢰도 우려 등 복합적인 리스크가 있다"며 "과거 53년간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리스크 하에서 금이 주식 및 채권 수익률을 압도해왔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미국 헤드라인 CPI가 전년 대비 4%를 상회했던 인플레이션 국면에서도 금은 16.9%의 견조한 수익률을 달성했고, 경기 침체와 인플레이션이 동시에 발생하는 스태그플레이션 때에는 29.1%의 평균 수익률을 기록한 바 있다.
최 연구원은 "금값이 많이 오른 것 같지만 과거 금 랠리가 24개월간 평균 200% 상승한 점을 고려하면 평균적인 수준"이라며 "미중 패권 전쟁 속 금의 위치를 생각하면 중장기적으로 상승 전망을 유지하고 올해 금 가격이 4000달러까지 상승 가능하다는 판단"이라고 조언했다.
물론 단기 조정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미국과 중국이 최근 관세 완화에 협상하면서 리스크가 다소 완화된 만큼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금 가격이 많이 올랐던 만큼 차익실현 매물 출회가 이어질 수 있다.
심수빈 키움증권 연구원도 "최근 금 가격 상승은 ETF 등 금 관련 투자상품 수요 증가가 영향을 줬고, ETF를 통한 투자의 경우 투자심리가 회복된다면 빠르게 이탈할 가능성이 상존한다"며 "가파른 금 가격 상승으로 중앙은행의 매입 규모가 이전보다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도 "ETF 활용 금 투자 수요가 부진했던 기간에도 골드바, 금화 수요는 꾸준히 유입돼왔다"며 "2분기 중 추가 상승은 다소 어려울 수 있겠지만 금 매입을 주도했던 주체들이 금을 매도하는 주체로 전환될 가능성은 낮아 금 가격 상승 추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