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 프리우스 [출처=한국토요타자동차]
토요타 프리우스 [출처=한국토요타자동차]

토요타자동차가 차량 완성 이후 소비자의 선택에 따라 안전장치나 센서 등을 유료로 장착할 수 있는 ‘사후 옵션’ 서비스를 본격 확대한다. 

17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토요타가 오는 가을부터 판매하는 신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RAV4’부터 사후 옵션 유료 서비스 제공을 시작한다고 보도했다. 토요타는 이를 시작으로 전체 차종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핵심은 차량이 출고된 후에도 소비자가 원하면 원하는 옵션을 추가로 장착할 수 있도록 차량 설계단계에서부터 예비 배선 등을 사전에 준비해두는 것이다.

기존 자동차 산업은 차량 출고 이전에 모든 사양이 결정되며, 출고 이후에는 소비자가 기능을 추가하거나 변경하기 어려운 구조였다. 토요타의 이번 조치는 그 고정관념을 뒤엎고, 신차를 하나의 ‘기본 플랫폼’으로 본 뒤 향후 기능을 유료로 확장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바꾸는 전략이다. 특히 안전장치나 고성능 센서 등 기술 발전 속도가 빠른 부품의 경우 소비자가 나중에 필요에 따라 선택할 수 있어, 소비자 만족도와 기업 수익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다.

닛케이는 “일본 내 완성차 시장은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인해 성장성이 둔화되고 있다”며 “도요타는 단순한 차량 판매로는 수익을 유지하기 어려운 구조를 보완하기 위해 신차 이외의 서비스 수익을 강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전 세계 자동차 산업은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oftware Defined Vehicle·SDV)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이동 중이다. 이는 차량의 하드웨어 사양과 별개로, 이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나 장치 추가를 통해 성능을 향상시키는 구조다.

토요타는 이번 사후 옵션 서비스 확대를 통해 자사도 본격적인 SDV 구조로 진입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차량 설계부터 부품 조립, 소프트웨어 연동 등 전체 생산 시스템을 SDV에 맞춰 재편할 방침이다.

이와 같은 전략은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가 이미 선도하고 있는 방식이기도 하다. 테슬라는 차량을 판매한 이후에도 자율주행 기능이나 고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유료로 제공하며, 차량 판매 이후 수년간 수익을 지속적으로 창출하는 모델을 정착시켰다. 토요타 역시 이와 유사한 구조로 사업모델을 재편하려는 것이다.

한편 토요타는 차량 공유 서비스, 차량 데이터 기반 보험 등도 장기적으로 SDV 기반으로 통합 관리할 방침이다. 차량 자체가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플랫폼화된 ‘모빌리티 디바이스’로 진화하면서 자동차 산업은 제조에서 서비스로,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중심축을 옮기고 있다. 토요타의 이번 발표는 그러한 전환기의 상징적인 시도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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